오징어게임 시즌2 최악의 수 빅뱅 짤린 탑 TOP 왜?

정말 큰 오해이고 너무 억울하다. “

황동혁 감독은 지난 8월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2’ 기자간담회에서 이른바 ‘인맥 캐스팅’을 일축하며 이같이 답했다. 특정 배우를 친분 때문에 쓰지 않는다.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되는 배우를 캐스팅하겠다고도 했다. 그러나 지난 26일 ‘오징어 게임2’가 공개된 후 인맥 캐스팅이 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타노스 역을 맡은 톱(최승현)이 수준 이하의 연기력이라는 평가를 받으면서 캐스팅 논란에 다시 불이 붙었다.

황 감독은 당시 “결코 쉬운 결정이 아니었다”며 “작품이 나오면 판단해달라”고 했지만 결과적으로 최악의 선택이 됐다. 총수가 ‘오징어 게임2’에 캐스팅됐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비판 수위가 높다. 작품 개봉 전 “그래도 뭔가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말도 있었지만 ‘오징어 게임2’ 개봉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는 “도대체 왜 출연시켰는지 모르겠다”는 말로 도배됐다. 국내 대부분 언론 역시 한목소리로 이해할 수 없는 캐스팅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마약중독자 래퍼 캐릭터에 마약처벌 래퍼

톱이 연기한 타노스는 나락의 밑바닥 래퍼다. 유튜버 이명기(임시완)가 추천한 코인에 투자했지만 빚을 감당하지 못해 게임에 참여한다는 설정이다. 총수가 맡은 역할이 소개된 뒤 일각에서는 넷플릭스와 황 감독이 왜 톱 출연을 밀어붙였는지 이해된다는 반응도 적지 않았다. 톱은 그룹 빅뱅에서 뛰어난 랩 실력을 보여왔기 때문에 어쩌면 적역일지도 모른다는 얘기였다.

그러나 지난 23일 넷플릭스가 기자·평론가를 대상으로 전편 시사회를 진행한 뒤 “시청자를 상대로 무리수를 뒀다”는 식의 우려가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타노스가 단순히 ‘코인 투자로 망한 래퍼’가 아니라 ‘코인 투자로 망한 마약 중독 래퍼’였기 때문이다. 마약을 하다 처벌을 받고 은퇴 기로에 섰던 배우를 데려와 독한 캐릭터로 보여주는 것은 선을 넘었다는 지적이었다. 시청자들도 납득하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작품이 공개되자마자 시사회 때 우려가 현실이 됐다.

◇”연기 못하는데 분량까지 많으면…”

더 큰 문제는 톱 연기력이 단순히 기대 이하를 넘어 낙제점 수준이었다는 점이다. 발음과 발성에 문제가 있어 보이고 랩이 섞인 듯한 대사는 시종일관 어색하고 표정 역시 부자연스럽다는 게 ‘오징어 게임2’를 본 이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시청자들은 “탑이 나올 때마다 흐름이 끊긴다” “탑 연기만 너무 어색하다”고 말한다. 시사회에서는 탑이 등장하는 구간마다 웃음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타노스가 짧게 등장했다가 사라지는 캐릭터가 아니라는 점도 ‘오징어 게임2’에는 악재가 되고 있다. 타노스는 전작 장덕수(허성태)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악역 캐릭터인데다 게임 참가자 중 송기훈(이정재) 등 주인공을 제외하면 가장 많은 분량을 차지한다고 봐도 될 정도로 비중이 높다. 일부 시청자들은 “같은 연령대에서 최고의 연기력을 가진 배우인 임시완과 강하늘은 방치해두고 정상에 분량을 집중시킨 것이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말한다.

◇이래도 인맥 캐스팅 아냐?

상황이 이렇다 보니 황 감독이 아무리 다르다고 해도 인맥 캐스팅이라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게 됐다. 지난 2017년 마약으로 처벌받고 팬들과 소셜미디어에서 말다툼을 벌이다 스스로 “한국에서는 컴백하지 않겠다”고 말한 바 있으며, 2014년 이후에는 사실상 연기를 하지 않은 배우를 국내 영화·드라마 역사상 전 세계에서 가장 크게 성공한 작품에 출연시킨 것은 톱이 ‘오징어 게임’ 주요 배우들과 친분이 두텁다는 것 외에는 설명이 안 된다.

일각에서는 정상을 지지하는 해외 팬들이 여전히 많아 외국 시청자들이 보기에는 매력적인 배우일 수 있다는 말도 있다. 전작에서 정호영이 한국 시청자들이 보기에 어색한 연기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어 연기를 평가하기 어려운 해외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 것과 비교하는 것이다. 하지만 톱을 출연시켰을 때의 리스크를 생각해보면 ‘오징어 게임2’를 얻을 수 있는 것이 없는 선택으로 보인다. 실제로 넷플릭스는 정상에 대한 국내 여론이 좋지 않아 국내외 어떤 공식 행사에도 정상을 데려가지 못했다.

국내 영상콘텐츠 투자 관계자는 “논란을 한 방에 잠재울 만한 연기력을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을 ‘오징어 게임’ 관계자들이 몰랐을 것이고, 래퍼 출신 배우가 꼭 필요한 역할도 아니라는 것을 알았을 텐데도 정상을 선택한 이유는 좀처럼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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