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굶으려고 하면 굶고 힘이 안 나는 것 같고, 먹고 하려고 하면 소화가 안 돼서 배가 아플 것 같고. 운동과 식사, 어떻게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일까.
공복에 운동을 하면 지방을 태우는 데 도움이 된다고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 몸은 포도당과 지방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한다. 먹은 것이 없어 배가 고픈 상태에서 운동을 하면 둘 중 체내에 축적된 지방을 소모한다는 논리다. 그러나 과학적 증거는 충분하지 않다.
2022년 영국 노팅엄 트렌트대 연구에 따르면 공복운동은 0.5~3시간 전 탄수화물이 포함된 식사를 한 사람보다 지방산화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부작용도 함께 관찰됐다. 에너지 부족으로 운동 성과가 저하된 것. 동기부여와 운동에 대한 즐거움도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복 운동은 득보다 실?
뉴욕공대 운동과학 프로그램 코디네이터이자 강사인 알렉산더 로스테인(Alexander Rothstein)은 공복에 운동을 하면 저장된 지방을 일부 연소할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연소하는 총 지방량이 더 적다고 잡지 팝플러사이언스에 말했다.
예를 들어 2022년 연구에서도 7시간 단식 후 저녁 운동에 참여한 사람들은 단식하지 않는 사람들에 비해 15분 동안 최대한 많은 자전거 페달링(킬로줄로 측정) 테스트에서 성과가 저조했다.
로스테인은 저혈당과 탈수로 인해 특히 아침 운동 시 어지럼증을 겪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또 에너지가 부족한 상태에서 몸이 약해지면 무거운 운동장비를 다룰 때 부상을 입을 위험도 있다.
로스테인은 배에 음식을 채우라고 조언한다. 제대로 된 음식이 아니어도 좋다. 혈당을 적절한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는 음식이 필요하다
근력을 키우려는 사람에게는 특별히 공복 상태의 운동이 권장되지 않는다.
스포츠 영양사 크리스티나 킹(Christina King)은 운동 전 탄수화물 기반의 식사를 하는 것이 더 유익하다고 같은 매체에 말했다.
음식에 포함된 칼로리(식품의 에너지 측정 단위)는 말 그대로 에너지이므로 적절한 운동을 위해서는 신체에 에너지를 공급할 필요가 있다. 단 음식을 먹는 시점이 중요하다.
“운동은 위를 포함한 장기의 혈액을 근육으로 돌린다”고 캐나다 토론토에서 활동하는 영양사이자 ‘좋은 음식, 나쁜 다이어트’의 저자 애비 랭거(Abby Langer)가 AP에 말했다. 때문에 배부른 상태에서 운동을 하면 소화 과정에 영향을 미쳐 복통을 유발하거나 구역질을 할 수 있다.
특히 지방과 단백질 또는 섬유질이 풍부한 식사는 탄수화물보다 소화시간이 길기 때문에 부작용이 나타날 확률이 높다. 따라서 강도 높은 운동을 할 경우 2~3시간 전에 탄수화물 비율이 높은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만약 아침 일찍 혹은 저녁 식사 전에 운동을 한다면 땅콩버터를 곁들인 바나나나 과일을 섞은 요구르트처럼 탄수화물이 풍부한 간식을 먹는 것이 좋다고 그녀는 추천한다. 이러한 간식은 운동 성과를 높이는 데 필요한 에너지를 제공하며 식사 후에는 제대로 된 식사로 에너지를 보충할 수 있다.
운동끝나고는 언제 뭘 먹으면 좋을까?
미국의 운동생리학자(의사)인 크리스타 오스틴(Krista Austin) 박사는 스테이크를 먹는다면 운동 후가 더 나은 선택이 될 수 있다. 왜냐하면 그때는 단백질 비율이 높은 음식이 더 쉽게 소화되기 때문이라고 AP에 말했다.
오스틴 박사는 제대로 된 식사를 하기까지 1시간 이상 걸린다면 그동안 고단백 간식 섭취를 권했다. 근육 회복이나 영양소 흡수와는 별 상관이 없다. 사람들이 너무 배가 고프면 과식할 확률이 높기 때문이라고 그녀는 설명했다.
운동 후 몇 분 안에 단백질셰이크를 먹어야 근육을 가장 크게 키울 수 있다는 것도 잘못된 정보라고 덧붙였다.
많은 운동 애호가들이 운동 후 약 1시간 동안 신체가 근육을 회복하는 데 적합하다는 ‘동화작용의 창'(anabolic window) 개념을 언급한다. 하지만 일반적인 사람들에게는 이 시간이 훨씬 길어 영양 섭취 시점보다는 매 끼니마다 약간의 단백질을 섭취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랭거 박사는 말했다.
“이를 우선시하면 근육 생성, 포만감, 체중 감량 등 모든 목표에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운동을 하면 근육에 작은 손상이 생기는데 단백질은 이를 복구하고 근섬유를 강화해 근육의 적응과 성장을 돕는다. 운동 후 2시간 이내에 단백질 20~40g을 섭취하면 근육 회복 및 성장을 촉진한다는 미국 린든우드대 연구 결과가 있다. 단백질 20g은 닭가슴살 1개나 달걀 3개 정도다.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운동하는 사람들의 경우 짧고 저강도의 활동이라면 운동 전에 식사를 하지 않아도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그러나 단순히 몸을 움직이는 것을 넘어 다른 이점을 얻고자 한다면 위에 음식을 넣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운동 후에는 반드시 음식을 섭취해 운동으로 인한 스트레스로부터 몸이 완전히 회복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