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을 찾는 사람들은 대부분 혈압약이나 당뇨병약은 꼭 챙겨 먹고 왜 먹어야 하는지 알고 있다. 하지만 이상지질혈증 약인 콜레스테롤 약은 “먹어야 하느냐” “부작용이 많다고 해서 걱정”이라고 말하는 경우가 많다. 그럴 때마다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으면 혈관에 쌓여 혈관이 막힐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콜레스테롤 약을 잘 먹어야 한다”고 복약 지도를 하곤 한다.
실제로 콜레스테롤 약은 혈관 청소를 통해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등의 위험을 줄일 수 있는 좋은 약이다. 최근에는 스타틴과 에제티미브 복합제가 많이 사용되고 있다. 스타틴은 간에서의 콜레스테롤 합성을 줄인다. 간에서 콜레스테롤 합성이 줄어들면 간은 호르몬이나 비타민D 등의 원료인 콜레스테롤을 확보하기 위해 혈액에 있는 콜레스테롤을 진공청소기처럼 들이마신다. 혈액에 있던 콜레스테롤이 간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감소하는 원리다.
간에 들어간 콜레스테롤은 담즙으로 배출된다. 이때 ‘에제티미브’가 배출된 콜레스테롤이 다시 소장, 대장으로 재흡수되지 않고 변으로 배설되도록 해준다. 정리하면 혈액 속의 과도한 콜레스테롤이 간으로 이동한 뒤 담즙으로 나와 변으로 배설되는 것이다. 마치 하수도관을 막는 오물을 청소해 뻥 뚫리게 하는 작업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스타틴 에제티미브 복합제도 혈관이 막히지 않도록 깨끗하게 청소해준다.
일부는 스타틴 계열 약을 먹으면 근육통이 생기거나 간 수치, 혈당이 올라간다는 얘기를 듣고 걱정하기도 한다. 근육통이 생길 경우 대부분 다리 대퇴부 쪽에 먼저 통증이 발생한다. 건장한 남성보다는 근육량이 적은 여성, 노인에게서 더 잘 나타난다.
스타틴으로 인한 근육통이 의심되면 혈액검사를 통해 근육이 손상될 때 증가하는 CK 수치와 간 수치를 확인해보면 된다. 실제로 스타틴으로 인한 근육통의 경우 약의 종류를 바꾸거나 용량을 줄이면 개선되기 때문에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 다만 간 수치가 상승한 경우에는 일정 기간 콜레스테롤 약 복용을 중단하는 것이 좋다.
혈당 상승의 부작용도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상승 정도가 미미하고 당뇨병이 있다면 오히려 콜레스테롤 약을 더 복용해야 당뇨로 인한 혈관 막힘 관련 합병증 위험을 낮출 수 있다.
병원에서 처방한 대로 콜레스테롤 약을 잘 복용하면 심장마비나 뇌졸중 등의 발생 위험을 일정 부분 줄일 수 있다. 현재 당뇨병을 함께 앓고 있거나 협심증, 부정맥, 심부전, 뇌졸중 등 심혈관 관련 병력이 있으면 콜레스테롤 수치가 비교적 낮아도 콜레스테롤 약이 처방되기도 한다. 심혈관 위험이 있으면 보다 적극적으로 혈관 관리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전 세계 심혈관학회에서도 이렇게 권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