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벼운 운동을 하면 신경전달물질(호르몬)인 도파민과 노르아드레날린 수치가 상승해 기억을 관장하는 뇌의 해마가 활성화된다는 새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최근 ‘미국실험생물학회연합(FASEB) 학회지’에 발표된 일본 쓰쿠바대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의학전문매체 메디컬익스프레스가 17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최신 연구에 따르면 조깅이나 요가와 같은 가벼운 운동은 해마를 활성화시키고 신경세포의 수를 늘리며 기억력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와 관련해 뇌에서 활성화되는 특정 신경회로가 무엇이며 어떻게 해마의 신경세포를 활성화하는지에 대한 작동 원리는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진은 신경세포의 활동과 연결성(시냅스 가소성)을 강화하는 신경전달물질인 모노아민에 주목했다. 도파민 노르아드레날린 세로토닌 같은 모노아민은 뇌간(대뇌 반구와 소뇌를 제외하고 뇌 아래 가운데 부분)에 모여 있는 신경세포에 의해 생성된다.
해마는 대뇌와 뇌간을 연결하는 대뇌 변연계에 위치하는데, 기억 형성과 공간 탐색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연구진은 가벼운 운동이 뇌간에서 모노아민 분비를 높이고 이를 전달받은 해마의 신경세포와 시냅스 가소성이 촉진된다는 가설을 세웠다. 특히 중뇌(뇌간 일부)의 복측피개영역(VTA)과 청반핵(locus coeruleus)에서 각각 분비되는 도파민과 노르아드레날린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봤다.
연구진은 이 가설 검증을 위해 인간 운동의 생리적 반응을 모방한 트레드밀(러닝머신) 달리는 쥐 모델을 구축하고, 다양한 강도의 운동이 해마의 모노아민 농도와 뇌간 모노아민 신경세포 활성화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했다. 그 결과 가벼운 운동에도 해마에서 도파민과 노르아드레날린 수치가 증가하는 것이 관찰됐다. 또 복측피개 영역의 도파민 생성 신경세포와 청반핵의 노르아드레날린 생성 신경세포가 모두 활성화됐다. 이 두 영역의 활성화와 해마신경세포 활성화의 연관성도 확인됐다.
연구진은 복측피개 영역에서 발생하는 도파민과 청반핵에서 발생하는 노르아드레날린이 가벼운 운동 중 해마를 활성화하는 신경회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결론지었다. 하지만 가벼운 운동으로 활성화되는 기억력 향상 신경회로 원리를 명확히 하고 기억력 및 뇌 가소성 향상에 대한 운동처방 효과를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연구진은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