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살을 빼기 위해 뛰는 것보다 효과적인 운동은 따로 있다.
하지만 최근 전문가들은 달리기는 체력 강화에는 좋지만 체지방 감량에는 비효율적일 수 있다고 말한다. 운동량에 비해 소모 칼로리가 크지 않아 장시간 지속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빨리 살을 빼고 싶은 사람에게 정말 효과적인 운동은 무엇일까.
◆ 달리기는 지구력 운동 지방 연소엔 한계
달리기는 심폐지구력을 키우고 전신 순환을 개선하는 데 탁월하다. 그러나 지방을 집중적으로 태우는 데는 그다지 효율적이지 않다. 일정 속도 이상으로 달리면 몸은 에너지원을 지방보다 탄수화물(포도당)로 바꿔 쓰기 때문이다. 즉 고강도 달리기를 하면 숨은 차지만 정작 지방은 충분히 연소되지 않는 셈이다.
또 체중이 많이 나가는 사람에게는 달리기가 관절에 큰 부담을 준다. 무릎과 발목에 가해지는 충격은 체중의 3배에 달하며 이는 부상 위험을 높인다. 따라서 초보자나 비만인 사람에게는 ‘지방 연소율이 높은 저충격 운동’이 오히려 훨씬 효과적이다.
◆ 정말 살 빼기 운동 인터벌 트레이닝
최근 주목받고 있는 지방 연소 운동은 바로 인터벌 트레이닝(Interval Training)이다. 고강도 운동과 휴식 또는 저강도 운동을 번갈아 반복하는 방식으로 짧은 시간 내에 지방을 빨리 태운다.
예를 들어 30초 전력질주 후 1분 걷기를 10세트 반복하거나 제자리 점프와 스쿼트를 번갈아 하는 식이다. 이런 형태의 운동은 운동이 끝난 뒤에도 체내 산소 소비가 증가해 몇 시간 동안 지방 연소가 계속되는 ‘애프터번 효과’를 일으킨다.
미국운동의학회(ACSM) 연구에 따르면 인터벌 트레이닝은 일반 유산소 운동보다 지방 감소 효과가 9배 이상 높고 근육량 유지에도 유리하다.
◆ 체지방 녹이는 근력운동의 힘
살을 빼기 위해서는 단순히 땀을 흘리는 것보다 근육을 키우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근육은 지방을 태우는 엔진과 같기 때문이다. 근육량이 늘어나면 기초대사량이 증가해 가만히 있어도 더 많은 칼로리를 소모한다.
특히 하체 근력운동은 대근육을 자극해 지방 연소에 큰 도움이 된다. 스쿼트, 런지, 데드리프트 같은 운동은 엉덩이, 허벅지, 복부 등 지방이 쌓이기 쉬운 부위를 효과적으로 자극한다.
여성들이 ‘근력운동을 하면 몸이 커지지 않을까’ 걱정하지만 여성호르몬의 특성상 남성처럼 근육이 크게 발달하기 어렵다. 오히려 근육이 잡히면 라인이 정리돼 체중 감소가 빨라진다.

◆ 꾸준한 리듬운동이 핵심
지방을 태우는 데 중요한 것은 운동 강도보다 ‘지속성’이다. 한 번에 2시간을 뛰는 것보다 하루 30분이라도 꾸준히 몸을 움직이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걷기는 대표적인 저충격 고효율 운동이다. 빨리 걷기만 해도 심박수가 상승하고 지방 연소가 활발해진다. 특히 식사 후 30분~1시간 사이에 20분 정도 걷는 습관은 혈당 상승을 막아 체지방 축적을 줄인다.
수영이나 자전거 타기도 전신 근육을 고루 사용하는 유산소 운동으로 체중 감량과 동시에 체형 교정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 ‘운동+식단+수면’의 삼박자
운동만으로 살을 빼려고 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체지방 감소의 70%는 식단, 20%는 운동, 10%는 수면과 스트레스 관리에서 비롯된다.
고단백 식품(닭가슴살 계란 두부 생선 등)을 중심으로 한 식단은 근육 손실을 막고 지방만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반면 과도한 저탄수화물 식단은 피로와 집중력 저하를 초래할 수 있다.
또 수면이 부족하면 ‘렙틴'(배부른 호르몬)은 줄고, ‘그렐린'(식욕 호르몬)은 늘어나 폭식으로 이어지기 쉽다. 하루 7시간 이상 숙면을 취하는 것이 체중 조절의 숨은 비결이다.
◆ 땀보다 리듬을 관리하라
살을 빨리 빼는 방법은 결국 몸의 리듬을 회복하는 것이다. 매일 같은 시간에 일어나 일정한 시간에 운동하고 규칙적인 식사를 유지하면 체내 대사 시스템이 안정된다. 이 리듬이 깨지면 몸은 지방을 저장하려는 방향으로 반응한다.
운동을 무리하게 하는 것보다 즐겁게 지속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음악을 들으며 걷기, 친구와 함께하는 홈트레이닝, 주말 등산 등 나만의 루틴을 만들면 ‘다이어트는 고통’이 아니라 ‘습관’이 된다.
달리기가 나쁘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빨리 살을 빼려면 지방 태우기 운동과 근육 지키기 운동을 병행해야 한다. 결국 다이어트는 누가 더 오래 버티느냐의 싸움이다. 꾸준한 리듬, 적절한 강도, 그리고 휴식이 함께할 때 달리기보다 더 강력한 변화가 찾아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