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소에 잠을 잘 때도 쉽게 잠들지 못해 힘들다면, 저녁에 무엇을 먹었는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수면의 질은 우리가 섭취하는 음식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충분한 수면은 만성 질환 위험을 낮추고 뇌 건강과 면역력을 보호하는 중요한 요소이므로, 수면 전문가들은 식사 관리가 뛰어난 보충제가 될 것이라고 조언한다.
9일(현지 시간) 미국의 건강 전문 매체 ‘Healthline’은 하루 7~8시간의 방해 없는 수면을 돕는 이른바 ‘천연 수면 보조제’ 식품 9종을 다음과 같이 소개했다.
가장 대표적인 수면 촉진 식품은 견과류이다. 아몬드는 수면 조절 호르몬인 멜라토닌뿐만 아니라 근육 이완을 돕는 마그네슘도 풍부해 불면증 개선에 도움이 된다. 호두에도 오메가‑3 지방산과 멜라토닌이 동시에 함유돼 있어 수면의 질을 향상시키는 효과가 있다. 국내에서는 일반적으로 접하기 어려운 식품이지만, 단백질 공급원인 칠면조 고기에는 아미노산 트립토판이 함유되어 있어 체내 멜라토닌 생성을 촉진하고, 밤에 깨어나는 횟수를 줄여준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따라서 칠면조 대신 닭고기, 청어 등 푸른 생선이나 유제품을 섭취하는 것도 깊은 잠을 위한 훌륭한 대체 수단이 될 수 있다. 닭고기와 달걀에는 멜라토닌의 원료가 되는 아미노산과 트립토판이 풍부하게 들어 있어 수면 주기를 안정시킨다. 또한 고등어와 같은 청어류는 비타민 D와 오메가‑3 지방산의 시너지 효과로 세로토닌 분비를 촉진해 수면의 질을 높인다. 특히 우유에 함유된 칼슘은 트립토판이 멜라토닌으로 전환되는 과정을 돕는 필수 촉매 역할을 하므로, 저녁 식사에 이러한 단백질원을 적절히 섭취하면 밤에 깨어나는 횟수를 줄이고 깊은 수면을 취할 수 있는 실질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음료 중에서는 카모마일 차가 단연 돋보인다. 항산화 성분인 아피게닌이 뇌의 특정 수용체와 결합해 불면을 완화하고 졸음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패션 플라워(시계초) 차도 뇌 내 GABA(γ-아미노부티르산) 농도를 높이고, 스트레스를 억제해 마음을 안정시키는 효과가 뛰어나다. 멜라토닌 함량이 매우 높은 타르트 체리 주스도 불면증 완화 음료로 널리 알려져 있다.
과일 중에서는 키위가 꼽힌다.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을 함유하고 있어 수면 주기 조절에 뛰어나며, 취침 전 키위를 섭취한 사람은 더 빨리 잠들고 깊게 잘 수 있었다는 실험 결과도 있다. 연어처럼 지방이 많은 물고기도 비타민 D와 오메가‑3 지방산의 조합으로 세로토닌 생성에 도움을 주어 깊은 수면을 유도한다.
예상치 못한 숨은 병력은 백미와 오트밀이다. 저녁에 백미를 먹으면 혈당지수(GI)가 높아지고, 수면 조절에 중요한 두 호르몬인 세로토닌과 멜라토닌의 생성 메커니즘에 영향을 주어 수면 개선에 도움이 될 가능성이 있다. 게다가 오트밀은 탄수화물이 풍부해 졸음을 유발하고, 멜라토닌의 천연 공급원 역할을 한다. 그 외에도 따뜻한 우유나 요거트 같은 유제품과 근육 이완에 도움을 주는 마그네슘이 함유된 바나나 등도 숙면을 돕는 좋은 선택이다.
건강한 수면을 위해서는 이러한 음식을 섭취하는 것에 더해, 매일 정해진 시간에 식사하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 오늘 밤은 커피 대신 따뜻한 카모마일 차 한 잔과 몇 알의 아몬드로 푹 잠을 자보는 건 어떨까. 수면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은 건강한 생활을 위한 가장 간단하면서도 강력한 투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