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는 이번 달 시행을 앞두고 사내 주택 안정 대출 제도의 적용 기준을 확정했다. 무주택 직원 등을 대상으로 제공하는 저금리 대출의 대상 주택을 수도권 및 광역시 기준으로 전용 면적 85㎡ 이하로 제한하기로 했다.
최근 반도체 부문의 대규모 성과보수와 저금리 사내 대출이 수도권 주택 가격을 자극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대출 대상에 일정 기준을 설정해 논쟁을 방지하려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5일, 삼성그룹 초기 기업조합 삼성전자 지부 관계자에 따르면, 회사는 이번 달에 시행 예정인 주택 안정 대출 대상 주택을 수도권 및 광역시 기준으로 전용 면적 85㎡ 이하로 제한하는 방침을 수립했다. 노사 간의 상세한 조정이 완료된 후, 이번 달 안에 제도를 시행할 예정이다.
이전에 노사 양측은 임금 협상 과정에서 사내 대출 제도를 도입하기로 합의했으며, 구체적인 운용 기준은 회사 측에서 결정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과반수를 차지하는 초기업조합도 이번 면적 제한 방침을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전해졌다.
삼성전자가 대상 주택의 면적을 제한한 배경에는 저금리 사내 대출이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려는 의도가 있다. 새 제도는 무주택 직원과 기존 주택을 처분하는 조건의 1주택 소유자를 대상으로 하며, 연 1.5% 정도의 금리로 주택 자금을 지원한다. 시중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4~5% 정도인 점을 고려하면, 꽤 낮은 금리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이 대출은 일반 금융기관의 대출이 아니라 기업 복지 차원에서 사내 대출로 분류되며, 총채무원 이자 상환 비율(DSR) 규제 적용 대상이 아니다. 이에 따라 금융 당국 내부와 외부에서는 삼성전자의 대규모 성과급과 저금리 대출이 결합될 경우, 사업장이 위치한 경기도 화성의 동해안이나 용인의 기훈 등 일부 지역 주택 시장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어 왔다.
실제로 올해 임금 임시 합의안에 따르면, 삼성전자 DS(반도체) 부문의 메모리 사업부 직원은 최대 6억 원에 달하는 성과급을 받을 수 있다. 더 나아가 최대 수억 원 규모의 저금리 사내 대출이 가능해지면 주택 구매 여력이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이 찬진 금융감독원장도 지난해 6월 기자회견에서 “공공의 이익을 위해 사내 대출에 일정한 규제가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문제 의식을 가지고 있다”고 말하며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시사했다.
다만, 삼성전자는 면적 기준을 강화하는 대신 대출 한도를 오히려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초기에는 직위별로 3억 5천만 원에서 5억 원까지 차별적으로 적용하는 안이 논의됐지만, 최종안에서는 직위와 관계없이 최대 5억 원까지 대출할 수 있도록 한도를 통합하는 안이 유력하다고 전해졌다. 면적은 제한하지만, 직원 간의 공정성을 고려해 대출 규모를 동일하게 적용하는 타협안을 마련한 셈이다.
이 정도 규모의 사내 주택 자금 지원은 국내 기업 중에서도 드문 사례이다. SK하이닉스는 무주택 직원에게 최대 1억 원의 주택 자금을 지원하고 있으며, 삼성전기는 별도로 사내 주택 대출 제도를 운영하고 있지 않다.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남은 무이자로 최대 5억 원을 대출해 주는 복지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대상 주택 면적 제한이라는 새로운 기준을 도입함에 따라, 저금리 사내 대출을 둘러싼 논쟁이 일부 진정될지 여부가 주목받고 있다. 다만, 대출 한도 확대 방안도 동시에 진행될 예정이어서 제도의 최종 운영 방식과 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관심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