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더블폰 대중화를 이끌고 있는 삼성전자가 이르면 내년 1월 스마트폰 신작인 ‘갤럭시S24’ 시리즈와 함께 반지 형태의 차세대 폼팩터인 ‘스마트링’을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IT칩스타(정보유출자) 아이스유니버스는 최근 자신의 X(옛 트위터)에 “삼성이 ‘갤럭시S24’가 발표되는 내년 1월 행사에서 ‘갤럭시링’을 발표할 것”이라며 “이는 ‘갤럭시S24’ 시리즈 자체를 능가하는 핵심 제품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최근 갤럭시 링 양산 여부를 결정하고 제품 개발에 본격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콘셉트를 구체화한 상태로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 사장에게도 보고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삼성전자가 ‘갤럭시 워치’처럼 ‘갤럭시 링’ 의료기기 허가를 받으려면 다소 시간이 걸린다는 점에서 1월 출시는 빠르다는 견해도 있다. 통상 제품 개발에 7~9개월, 의료기기 허가에는 10~12개월이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내년 하반기 폴더블폰 신제품 공개 행사에서 ‘갤럭시 링’이 선보일 가능성도 있다. 일각에서는 ‘갤럭시 링’을 의료기기 허가 없이 단순한 ‘웰니스(wellness)’ 제품으로 출시될 경우 내년 1월 출시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내부에서 내년을 목표로 ‘갤럭시 링’을 공개하기 위한 준비를 서두르는 듯한 분위기”라며 “대량생산을 시작할 준비도 어느 정도 갖췄지만 추가적인 규제 문제로 다소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조만간 스마트링에 다양한 건강관리 기능을 적용해 웨어러블 제품군을 대폭 넓힐 것이라는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삼성전자도 앞으로 스마트링 출시를 예고하고 있다.
홍박 삼성전자 MX사업부 디지털헬스팀 상무는 5월 간담회에서 “수면탐지 정확도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며 “스마트워치뿐만 아니라 이어버드링(반지) 같은 광범위한 웨어러블을 통해 수면을 탐지하는 것까지 (상품군을) 포괄적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 삼성전자는 ‘갤럭시 링’ 관련 상표권 출시에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KIPRIS 특허정보검색서비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7월 특허청에 ‘갤럭시 서클’이라는 상표를 출원 등록하고 심사를 기다리고 있다. ‘갤럭시 서클’은 스마트워치, 스마트폰, 웨어러블 컴퓨터와 함께 ‘스마트 반지’가 포함된 상품 분류에 등록됐다.
같은 달에는 영국 지식재산청에 ‘삼성서클’, ‘삼성 인덱스’, ‘삼성 인사이트’ 등 3건의 상표권을 등록했다. 또 ‘삼성 헬스’ 최신 베타 버전에도 ‘링 지원’이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에 올라온 스크린샷에 따르면 삼성헬스 최신 베타앱(6.24.1.023)에서 기능 목록에 ‘링 지원’이 추가된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전자는 지난 2월에도 미국 특허상품청에 ‘갤럭시 링(Galaxy Ring)’을 상표권으로 등록해 기대감을 높였다. 이에 대해 당시 삼성전자는 “건강·피트니스 및 수면 관련 정보를 추적·측정·모니터링하기 위한 스마트링 스타일 웨어러블 기기”라고 설명했다.
아이스 유니버스는 ‘갤럭시 링’이 반지 모양의 스마트 밴드 이상이 될 것으로 봤다. 또 삼성의 차세대 웨어러블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했다.
업계 관계자는 “‘갤럭시 링’은 ‘갤럭시 워치’의 건강관리 기능을 통합하는 동시에 스마트 워치 기능 대부분을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며 “작고 눈에 띄지 않는 형태(반지 형태)는 클래식 시계를 선호하거나 시계 착용을 꺼리는 이용자들에게 호응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경쟁사인 애플도 스마트링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애플은 최근 USPTO(미국특허청)에 피부 간 접촉 감지 시스템과 관련한 특허를 등록했다. 해당 기술이 어떻게 활용될지는 구체적으로 언급되지 않았지만 스마트링 ‘애플리케이션’과 관련됐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애플링은 전혀 새로운 기능을 하기보다는 아이폰, 아이패드, 애플워치 등 다른 애플 기기와의 상호작용을 더 쉽게 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손가락에 착용하는 간단한 원격 컨트롤러로 활용되는 셈이다.
또 미세한 혈관이 집중된 손가락에 착용하는 만큼 스마트워치 이상의 세밀한 헬스케어 기능이 탑재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USPTO에 등록된 특허에는 OLED 디스플레이를 비롯해 심박수, 혈중 산소포화도, 혈압 등을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이 언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지난해 말에도 생리학적 조건을 감지하는 데 활용되는 웨어러블 장치와 관련한 특허를 출원하기도 했다.
애플은 2015년에도 스마트링과 비슷한 형태의 특허를 출원한 바 있지만 당시에는 루머에 그칠 뿐 실제 제품에서는 출시되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핀란드 업체 어울라가 이미 헬스케어 기능을 탑재한 스마트링을 상용화하고 구찌 등 명품 브랜드와 협업을 진행하면서 삼성전자가 본격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제품 출시를 서두를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