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아웃, 우울증, 공황장애 등 다양한 정신질환은 지금도 많은 현대인을 괴롭힌다. 심각한 정신질환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일상에서 사소한 스트레스로 조금씩 고통받기 마련이다. 이런 사람들에게 정신과 의사들이 공통적으로 제시하는 해결책 중 하나는 취미다.
취미는 만병의 근원인 스트레스 해소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취미는 전문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즐기기 위해 하는 것을 뜻한다. 노동, 공부 등의 활동이 금전적인 이익을 목적으로 하는 ‘일’이라면 취미는 생산성을 불문하고 오직 나의 즐거움을 위한 활동이다. 이광민 마인드랩 공간정신건강의학과 원장은 “일과 사회생활에 매몰되면 부정적인 생각이나 스트레스에서 쉽게 벗어날 수 없다”며 “이때 취미활동을 하면 다른 곳으로 우리의 사고를 돌릴 수 있어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다” 취미활동을 하는 동안에는 온전히 그 활동에만 몰두하게 되므로 부정적인 생각을 조금이라도 갖지 않게 해준다. 뇌를 쉬게 함으로써 신경을 안정시키고 스트레스 완화에까지 도움을 줄 수 있다.
취미는 생각을 전환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하고 일의 효율성도 높인다. 이광민 원장은 “일을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위해서는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일의 효율성을 늘리고 싶다면 차라리 일하는 시간을 조금 줄여서라도 취미생활을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처음부터 취미생활만 하는 시간을 일상생활에 포함시켜 정기적으로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광민 원장은 “취미는 우리 생활에 있어 어느 정도는 필수다”고 말했다.
새로운 취미를 시작했지만 이내 싫증이 나 포기하는 사람도 많다. 특히 접근성이 떨어지고 입문 문턱이 높은 골프, 테니스 등 스포츠가 대표적이다. 이광민 원장은 “하물며 독서나 영화 감상 등의 간단한 취미도 시작할 때는 지루하게 느껴진다”며 “난이도가 있는 취미는 재미를 붙이기도 어려울 뿐 아니라 자신에게 맞지 않는다고 느끼면 오히려 스트레스를 받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취미활동의 핵심은 취미를 그냥 하는 데 있다. 따라서 지나치게 욕심을 내기보다는 걷기·달리기 등 접근성이 좋고 난이도가 낮은 취미부터 하나씩 시작하는 것이 좋다.
목표를 세우고 승부에 집착하기보다는 단순히 즐기기 위한 취미를 하는 것이 건강에 도움이 된다. 취미에 너무 몰입해 이룰 수 없는 목표를 세우는 순간 취미는 일로 바뀌게 되기 때문이다. 이광민 원장은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면서 근손실을 과도하게 신경 쓰고 휴식을 취하면 스트레스를 느끼는 경우가 대표적인 예”라며 “취미는 우리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는 정도로 가볍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취미마저 경쟁과 성과에 얽매이면 우리 뇌는 또 다른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