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희진 오도어 사내이사가 요구해온 오도어 대표이사직 복귀가 좌절됐다.
29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김상훈 수석부장판사)는 민 이사가 하이브(352820)를 상대로 낸 오도어 대표이사 선임 가처분 신청에 대해 각하 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신청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며 피보전권리(보호받아야 할 권리)에 대한 소명도 부족하다고 각하 이유를 밝혔다. 각하 결정은 법원이 판단을 내릴 필요 자체가 없어 소송 자체를 배척한다는 처분으로 법원이 하이브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그동안 민 이사는 오도어 소속 걸그룹 뉴진스가 활동을 지속적으로 하려면 자신이 오도어 대표이사를 맡아야 한다고 주장해왔지만 법원의 이번 결정으로 설득력을 잃게 됐다. 하이브 측은 “법원의 현명한 판단에 감사드린다”며 “이번 결정을 계기로 아도어 정상화, 멀티 레이블 고도화, 아티스트 활동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오도어는 지난 8월 이사회를 통해 민 전 대표를 해임했다. 제작과 경영의 분리가 오도어에게 이익이 되고 멀티 레이블 원칙에 부합한다는 게 해임의 주된 이유였다. 민 이사는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하이브를 상대로 자신을 오도어 대표이사로 복귀시키라는 가처분 신청을 냈다. 하이브와 민 전 대표 사이에 체결된 주주 간 계약상 정해진 대표이사 임기를 보장하라고 요구한 것이다. 하이브는 이미 주주 간 계약이 민 이사의 귀책으로 인해 해지된 상황이라며 대표이사 복귀는 불가능하다고 맞섰다.
지난 11일 열린 가처분 심문에서 민 이사 측은 하이브가 민 이사와 뉴진스를 비방하거나 성과를 축소하는 이른바 ‘역바이럴’과 차별대우가 존재했다고 주장했다. 또 하이브 산하 다른 레이블 소속 그룹이 뉴진스를 표절했다는 의혹 등을 제기했다. 이와 함께 주주 간 계약 해지 사유가 존재하지 않고, 설령 계약 당사자 간 신뢰관계가 파탄에 이르렀더라도 그 책임은 하이브에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하이브 측은 민 이사가 뉴진스와 오도어를 끌어내려고 치밀한 계획을 수립했고 이를 실제로 실행했다고 반박했다. 하이브는 민 이사의 배신 행위를 올해 2월부터 3월경 처음 접했고, 지난 4월 감사를 통해 이상우 전 오도어 부사장의 동의 아래 컴퓨터에서 자료를 확보해 계획의 전모를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하이브는 뉴진스 표절 의혹, 역바이럴 의혹 등에 대해서는 전면 부인했다. 하이브 측은 “민 전 대표는 뉴진스가 자신과 행동을 같이 한다면 하이브로서는 뉴진스의 정상적인 활동이 없는 오도어를 갖고 있기보다 오히려 요구대로 민 전 대표 측에 오도어를 매각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을 것”이라며 “이런 점에서 민 전 대표의 계획은 무모한 상상력의 소산이 아니라 치밀하게 계산된 접근”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