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식을 먹는 속도가 빠르면 ‘대사 이상 지방간’ 발병 위험이 커진다. 대사이상 지방간은 다량의 음주를 제외한 모든 상황에서 발생한 지방간을 말하는데, 최근 환자의 속도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17년 28만3038명이던 환자 수가 2021년 40만5950명으로 5년 만에 약 43%나 증가했다. 걸리면 간암 발생률은 10배,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률은 67% 오른다. 더구나 효과적인 약은 없다. 다행히 예방 방법은 간단하다.
◇’먹는 속도’를 늦춰야 우선 ‘식사 속도’를 늦춰야 한다. 강북삼성병원 연구팀이 식사 속도에 따른 대사 이상 지방간 발생률을 조사했다. 그 결과 먹는 속도가 빠를수록 지방간 환자 비율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만이 아닌 사람만 조사했을 때도 식사시간이 5분 미만으로 매우 빠를 때는 지방간 발병 위험이 2배 이상 증가했다. 음식을 빨리 먹으면 식욕억제 호르몬이 작용하지 않아 폭식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대사 이상 지방간의 주요 발병 원인은 ‘폭식’이다. 지나치게 영양성분을 섭취하면 우리 몸은 남은 에너지원을 나중에 쓰려고 간에 지방의 형태로 저장한다. 저장한 지방을 쓰지도 않았는데 계속해서 과도한 에너지원을 섭취하면 간에 지방이 축적된다.
음식이 배로 들어오면 위장관에서 식욕억제 호르몬을 분비해 뇌가 이를 인지하고 먹지 말라고 신호를 보내는데 이때 걸리는 시간이 최소 15분이다. 적어도 식사를 15분 이상 해야 과식을 막을 수 있다. 대사 이상 지방간뿐만 아니라 다양한 대사질환도 예방할 수 있다. 김도훈 고려대 안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팀의 연구 결과 15분 이상 식사한 그룹은 5분 이내에 식사한 그룹보다 고지혈증 위험이 1.8배, 비만은 3배, 당뇨병 위험은 2배 이상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식이섬유가 많은 식품을 먼저 먹으면 음식 속도를 늦추기 쉽다. 삼키기 전에 오래 씹어야 할 음식이 많고 소화가 천천히 돼 포만감을 빨리 키우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식이섬유가 많은 식품으로는 오이, 가지, 셀러리, 파프리카, 사과 등이 있다.
◇걸렸을 때는… 1주일에 1kg을 빼야 이미 지방간에 걸렸다면 지방간염으로 악화되기 전에 빨리 간을 회복해야 한다. 가장 효과가 큰 치료방법은 체중 감량이다. 초기 지방간은 체중을 35%만 감량해도 특별한 치료 없이 지방간을 없앨 수 있다. 일주일에 최대 1kg 감량을 목표로 운동, 식이조절을 할 것을 권한다. 단기간에 급격히 살이 빠지면 오히려 염증을 악화시킬 수 있다. 대한간학회는 비알코올 지방간 개선을 위해 하루 400~500kcal를 적게 마실 것을 권고했다. 식단 조절과 함께 주 2회 최소 30분 이상 걷기, 수영 조깅 자전거 타기 등 유산소 운동을 하면 쉽게 체중을 감량할 수 있다. 목표 체중에 도달했다면 근력운동으로 근육량을 늘려 재발 위험을 줄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