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봉준호 감독의 신작 SF 코미디 영화 ‘미키17’이 제작 과정에서 예산이 초과돼 손실 규모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10일(현지 시간) 외신에 따르면 워너브러더스는 최근 대규모 프로젝트 투자로 논란이 되고 있다. 폴 토머스 앤더슨 감독의 신작 역시 1억달러 이상의 예산을 배정받았고, 이는 그의 이전 작품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이에 CEO 데이비드 저슬래브는 마이크 돌카와 팜 압디가 일정 금액 이상의 영화를 독자적으로 결정하지 못하도록 제한을 두는 조치를 취했다.
그러나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저슬래브는 두 대표의 지출 행태에 대해 불만을 품고 있으며 워너브러더스 내부에서도 이 같은 투자 전략에 대한 반발이 커지고 있다.
둘카와 압디가 승인한 첫 번째 프로젝트는 ‘조커: 폴리아 두’였다. 전작 ‘조커’는 10억달러의 흥행 수익을 올린 대성공을 거뒀지만 속편은 2억달러 이상의 제작비에도 불구하고 부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감독 토드 필립스가 시범 상영을 거부한 점이 논란이 됐다.
한편 같은 문제는 미키 17에서도 발생했다. 영화 사전 테스트 결과가 좋지 않았지만 봉준호 감독은 ‘기생충’도 테스트 반응이 좋지 않았지만 성공을 거뒀다며 이에 개의치 않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기생충’의 예산은 1,000만달러에 불과해 ‘미키17’과 같은 대작이 같은 전략으로 성공을 거둘지는 불확실하다. 현지 미키17은 1억달러(약 1450억원)의 손실이 예상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워너브러더스가 추진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들이 줄줄이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특히 내년 개봉 예정인 ‘시너스’는 라이언 쿠글러 감독이 연출하는 뱀파이어 영화로, 제작사 측이 극장 수익 일부와 영화 소유권을 요구하는 계약을 맺어 논란이 됐다. 이 같은 계약은 스튜디오의 지속적인 라이브러리 구축이라는 목표와 상충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결국 워너브러더스의 운명은 올여름 개봉하는 ‘슈퍼맨’에 달려 있다. 만약 이 영화마저 실패한다면 워너브러더스는 심각한 재정위기에 직면할 수 있고 할리우드에서의 입지가 위태로워질 가능성이 높다. 과연 워너브러더스가 이 위기를 극복하고 업계 내 입지를 유지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