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걷지 마세요!! 부정맥 위험 40% 감소 방법

얼마나 걷느냐보다 어떻게 걷느냐가 중요할 수도 있다. 최근 영국에서 진행된 대규모 연구에 따르면 천천히 걷는 것보다 보통이나 빠른 속도로 걷는 것이 심장리듬 이상(부정맥) 위험을 최대 43%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성에게 그 효과가 더 두드러졌다.

이번 연구는 의학저널 ‘Heart’에 실렸으며 글래스고대 보건복지연구소장 질 펠(Jill Pell) 교수는 “이번 연구는 걷는 속도와 부정맥의 연관성, 그리고 이를 매개하는 대사 및 염증 요인 간의 경로를 본격적으로 규명한 첫 연구”라며 “빨리 걷는 습관은 비만과 염증 위험을 낮추고 이는 다시 부정맥 위험 감소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사실 빨리 걷는 것이 건강에 좋다는 연구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23년 한 국제 연구에서는 빨리 걷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사망 위험이 낮고, 2022년 영국 연구에서는 빨리 걷는 것이 치매 발병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증거가 나왔다. 또 같은 해 브라질 연구에서는 하루 걸음 수가 많고 걷는 속도가 빠를수록 동맥경화 위험이 줄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특히 부정맥(arrhythmia)에 주목했다. 부정맥은 흔한 질환으로 크게 빈맥(심박수 증가)과 서맥(심박수 저하)으로 나뉜다. 그중에서도 심방세동(atrial fibrillation)은 가장 흔한 형태로 2019년 기준 전 세계 환자 수가 6000만명에 달해 30년 새 2배 이상 증가했다. 심방세동은 심장이 빠르고 불규칙하게 뛰는 상태로 심장질환·돌연사·심각한 장애로 이어질 수 있어 조기 예방이 매우 중요하다.

연구진은 걷는 속도가 부정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하기 위해 영국 바이오뱅크 데이터에 참여한 42만여명(평균 연령 55세)의 걷는 속도와 건강 정보를 분석했다.

활동 추적기를 통해 측정된 걷는 속도는 다음과 같이 구분되었다. 느린 속도는 시속 4.8km(3마일) 미만, 보통 속도는 시속 4.8km(4마일), 빠른 속도는 시속 6.4km(4마일) 초과 등이었다.

그 결과 전체 참가자 중 6.5%는 느린 걸음, 53%는 보통 걸음, 41%는 빠른 걸음으로 분류됐다. 평균 13년의 추적관찰 기간 동안 전체의 9%인 3만6574명이 부정맥을 경험했다. 이 중 심방세동은 2만3526건, 기타 부정맥 1만9093건, 서맥 5678건, 심실성 부정맥 2168건이 보고됐다.

주목할 점은 빨리 걷는 그룹일수록 남성이 많고, 생활 수준이 높으며, 건강한 생활습관을 가진 비율이 높았다는 것이다. 펠 교수는 “지금까지 누적된 역학 연구에 따르면 걷는 속도는 비만, 혈당, 당뇨병, 고혈압과도 반대의 상관관계를 보인다”며 “이런 요소들은 모두 부정맥 발생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어 생물학적으로도 설득력 있는 결과”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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