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암 예방을 위해서는 좋은 식품을 골고루 먹고, 잘 자고, 긍정적인 생각을 많이 하고,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등 생활의 전반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그중에서도 중등도~고강도의 운동은 암을 이겨내는 몸 상태를 만드는 데 특히 중요하다. 면역세포 수를 늘리고 그 기능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다.
영국 버밍엄대 바스대의 연구 결과가 한 편 있다. 만성 림프구성 백혈병 진단을 받은 성인 20명을 분석했더니 중등도~고강도 운동이 면역세포 수를 늘렸다. 연구팀은 참가자들에게 30분간 중등도에서 고강도 사이클링을 시키고 운동 전후, 운동 1시간 후의 혈액 샘플을 채취했다. 분석 결과 운동 후 면역세포 수가 254% 증가했고, 운동 후 채취한 혈액 샘플에서 운동 전 혈액에 비해 암세포가 67% 더 검출됐다. 이는 운동이 암세포의 식별력을 높이고 면역세포의 암세포 공격을 용이하게 했다는 의미다.
중등도~고강도 운동이 이런 효과를 내는 이유는 혈류가 증가하면서 신경물질인 카테콜아민이 혈액으로 많이 방출되기 때문이다. 이는 결국 면역세포의 증가로 이어진다.
암 환자가 고강도 인터벌 운동을 한 번만 해도 항암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호주 에디스코원대 연구팀의 연구 결과다. 유방암 환자 32명이 무작위로 45분간 ▲근력운동군(중등도에서 고강도 근력운동 8세트) ▲인터벌운동군(러닝머신 또는 실내용 자전거에서 최대 심박수 70~90% 유지하며 고강도와 저강도의 반복)으로 분류됐다. 운동 전 운동 직후 30분 후 혈액 샘플을 채취해 분석했더니 두 그룹 모두 운동 직후 혈중 마이오카인 수치가 9~47%까지 증가해 운동 30분 후까지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마이오카인은 운동을 하면 근육에서 분비되는 항염·항암 성분이다.
고강도 운동을 하면 아드레날린, 노로 아드레날린 등 교감신경 호르몬이 증가한다. 이는 면역세포를 활성화해 근육세포 내 마이오카인 분비를 늘린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미국 스포츠의학회는 암 생존자는 활동을 피하지 말고 가능한 한 신체 활동을 계속하는 것이 좋다고 권고한다. 걷기, 가벼운 조깅, 자전거, 수영 등 유산소 운동은 심폐지구력을 향상시키고 체지방을 줄여준다. 다만 운동을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균형 있게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암 치료 전후에 운동을 시작하기 전에는 어떤 형태와 강도의 운동이 본인에게 적합한지 의료진과 상의 후 결정하는 것이 좋다. 처음부터 많은 시간을 하기 어려운 경우 하루 10분씩 시작해 점차 늘리는 방법이 좋다. 운동할 시간이 없다면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하고 가까운 거리는 걸어서 이동하는 등 일상에서 활동량을 늘려보는 것도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