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강보험 심사 평가원에 따르면, 수면 장애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23년 기준으로 130만 명에 달한다. 이처럼 충분히 잠을 못 자는 사람이 늘어나는 가운데, 최근에는 ‘잠들기 전에 무엇을 먹는가’가 수면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특히 저녁 식사 습관이 깊은 잠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라고 지적한다.
미국 공인 영양사 질리언 쿠발라는 최근 건강 미디어 ‘Health’를 통해 취침 전 피해야 할 식품 6가지를 소개하며, “특정 식품은 잠들기 과정뿐만 아니라 수면의 깊이와 지속 시간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카페인이 함유된 식품·음료=카페인이 함유된 식품과 음료는 수면을 방해하는 대표적인 요인이다. 카페인은 중추신경계를 자극해 각성을 높이고, 졸음을 유발하는 신경전달물질인 아데노신의 작용을 억제한다. 그 결과, 취침까지 시간이 길어지고 수면 중에 바로 깨어나는 등 수면의 질이 저하될 가능성이 있다. 커피뿐만 아니라 에너지 음료, 말차 디저트, 다크 초콜릿 등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으며, 카페인에 민감한 사람은 특히 큰 영향을 받기 쉽다.
▶당 함량이 높은 식품·음료=당분이 많은 식품도 숙면에 좋지 않다. 탄산음료, 과자, 사탕처럼 첨가당이 많은 식품은 혈당을 급격히 상승시킨 뒤 다시 급격히 낮추어 코르티솔과 아드레날린 같은 호르몬 분비를 자극한다. 이 과정에서 불안감이나 심박수 상승, 공복감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잠들기 직전에도 졸음을 느끼게 할 수 있지만, 그 후 혈당이 떨어져 밤중에 깨어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정제 탄수화물=흰 빵이나 정제 밀가루로 만든 식품도 같은 문제를 일으킨다. 정제 탄수화물은 혈당과 인슐린 수치를 급격히 변동시켜 밤에 뒤척이거나 깊은 수면을 방해할 수 있다. 실제로 『Nutrition Frontiers』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정제 탄수화물과 당분을 많이 섭취하는 식사를 실천하는 사람일수록 수면의 질이 저하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밝혀졌다.
▶매운 음식=매운 음식도 수면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위산 역류가 있는 사람은 증상이 악화되기 쉬우며, 누워 있는 상태에서는 자극이 식도로 올라가 불쾌감을 일으켜 수면을 방해할 수 있다. 또한 고추와 같은 매운 음식은 체온을 올리는 작용이 있어, 잠들기 어려운 환경을 만들 수 있다.
▶초가공식품=패스트푸드나 인스턴트 식품 등 초가공식품도 수면의 질과 관련이 있다. 『영양학 저널』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수면의 질이 낮은 사람일수록 이러한 식품을 많이 섭취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초가공식품은 정제 탄수화물과 당분, 포화 지방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 수면 장애와 단시간 수면과 관련이 있다. 특히 기름진 음식은 소화를 늦추어 밤에 메스꺼움이나 불쾌감을 일으키고, 깊은 잠을 방해할 수 있다.
▶알코올=술도 수면에 악영향을 미친다. 알코올은 처음에 졸음을 유도해 잠들기 쉽게 만들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수면 주기를 흐트러뜨리고 자주 깨어 다시 잠들기 어려워진다.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음주량이 많을수록 총 수면 시간이 짧아지고 수면의 질이 저하되며, 불면증 등 수면 장애 위험도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알코올 사용 장애를 가진 사람들 중 다수가 불면증 등 수면 문제를 겪고 있다고 보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