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비드 ‘임진란 거북선 1호’ 154만원에 낙찰…최초 매각 예정 약 1억원보다 훨씬 낮아요
이순신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제작되어 목재 썩는 등의 문제로 효용가치가 떨어진다는 결론입니다. 10여 년 전 혈세 20억원을 들여 제작된 것으로 알려진 경남 거제시의 ‘임진란 거북선 1호’가 주요 부분 파손 등으로 폐기처분 의견이 나온 데 이어 결국 투입된 비용의 0.1%도 안 되는 150만원여 낙찰이라는 씁쓸한 결말을 맞았습니다.
17일 한국자산관리공사 전자자산처분시스템 ‘온비드’에 따르면 지난 8일부터 15일까지 진행된 ‘거제시 공유재산 매각 일반입찰 재공고’에서 ‘임진란 거북선 1호’가 154만원여에 낙찰됐습니다. 앞서 온비드에 올라온 최초 매각 예정가격이 1억1750만원이었던 것과 비교해도 낙찰가 1%를 조금 넘는 수준이라 폐기처분이나 다름없는 셈이다.
낙찰자는 낙찰일로부터 10일 이내에 먼저 낸 입찰보증금(입찰액의 10%)을 제외한 잔금을 치르고 거제시청 담당부서와 매매계약을 체결해야 하지만 이 기간 중 계약이 이뤄지지 않으면 낙찰은 무효가 되고 입찰보증금은 시금고에 귀속됩니다. 매매계약 체결 후 30일 이내 낙찰자가 물건을 인도하지 않아도 해당 계약은 모두 취소되고 보증금 역시 시금고에 귀속됩니다. 운반비 등 일체의 부대비용은 낙찰자가 부담합니다.
사업비 20억원을 들여 제작한 경남 거제시 목조 거북선이 최근 경매를 통해 154만원에 팔렸습니다.
최초 매각 예정가인 1억1750만원을 훌쩍 밑도는 가격으로 무려 8차례 입찰 끝에 팔렸는데요.
임진왜란 당시의 모습으로 복원됐다고 야심차게 등장했던 거북선이 어떻게 이런 결말을 맞이했을까요?
■ 사업비 20억원 거북선 이순신 프로젝트로 시작해요
이 거북선은 김태호 전 경남지사 시절인 2010년 추진돼 이듬해 만들어졌습니다.
당시 경남도는 이순신 장군과 관련된 관광상품을 개발하겠다며 이른바 ‘이순신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거북선은 이 프로젝트의 하나로 전문가 고증을 거쳐 1592년 임진왜란 당시 모습으로 만들어졌습니다.
길이 25.6m, 높이 6.06m의 초대형 목조구조물로 무게만 100t이 넘습니다.
국비와 도비 등 사업비 20억원이 투입됐는데 2011년 제작된 이후 거제시가 줄곧 관리해왔습니다.
■ ‘금강송’이라고 썼다고 했는데…사실 ‘가짜 거북선’이에요.
그러나 거북선은 세상에 공개되자마자 곧바로 ‘가짜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제작 당시 경남도와 거제시가 국내산 소나무인 ‘금강송’을 사용해 거북선을 만들었다고 홍보했지만 뒤늦게 저렴한 수입산 소나무를 섞어 만든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경찰 수사 결과 전체 목재의 81%가 미국산 소나무로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논란이 일자 당시 김두관 경남도지사는 지도감독 책임이 소홀했던 점을 인정하고 공개 사과했습니다.
계약과 달리 임의로 수입 목재를 사용한 거북선 건조업자 대표는 2012년 사기 혐의로 1심에서 징역 4년형을 선고받았습니다.
■ 비오면 물 새고 목재 뒤틀려…”안전사고 우려”
거북선을 둘러싼 논의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당초 거북선은 경상남도 거제시 일운면 지세포항 앞바다에 정박하여 승선체험 등 관광자원으로 활용될 계획이었습니다.
그러나 선박의 흔들림이 심하고 비가 오면 누수되어 1년 만에 육지로 옮겨져 거제조선해양문화관 앞마당에 전시되었습니다.
이후에도 방부처리를 하지 않아 목재가 썩어 뒤틀리는 현상이 발생했고, 지난해 태풍 ‘힌나무노’ 당시 꼬리 부분이 파손됐습니다.
관광상품으로 개발한 거북선에 안전사고 우려마저 나올 정도였습니다.
■매년 유지보수비 수 1억5천만원…7년간 ‘천만원’ 들어갑니다
거제시는 고민에 휩싸였습니다.
매년 거북선 도색 및 보수 공사에 수 천만원의 예산이 투입되었기 때문입니다.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들어간 거제시 예산만 1억5천만원 남짓에 달합니다.
앞으로 몇 억원을 들여 유지보수를 해도 내구연한이 7~8년에 불과해 효용가치도 높지 않았습니다.
결국 거제시는 20억원을 들여 만든 거북선을 처분하기로 했습니다.
지난 2월 공유재산법에 따라 거북선 매각 일반입찰공고를 냈고 입찰이 최종 무산되면 폐기처분 절차를 밟을 예정이었습니다.
■ 매각예정가격 1억1750만원 최종 낙찰가 154만원입니다
그렇게 올해 2월부터 시작된 거북선 공개입찰, 최초 매각 예정가격은 1억1750만원이었습니다.
하지만 크기와 무게 때문에 이동이 쉽지 않고 활용도가 떨어지다 보니 7차례나 낙찰자를 찾지 못하고 유찰됐습니다.
거제시는 ‘유찰 시 폐기’라는 방침과 함께 마지막 공고를 올렸고, 결국 8차 입찰 끝에 거북선은 낙찰자를 찾게 됐습니다.
최종 낙찰가는 154만원! 하지만 최초 매각 예정가의 1% 수준이어서 사실상 폐기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거제시 관계자는 “낙찰자가 애써 만든 거북선이 폐기될 수 있다는 사실이 안타까워 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안다”며 “향후 활용 계획은 알리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10일 이내 계약 못하면 ‘낙찰취소’…”최종계약 어려울 수도 있어요”
예산 20억원을 들여 만든 거북선은 결국 8차례 입찰 끝에 최종 가격 154만원에 팔렸습니다.
앞으로 낙찰자는 입찰액의 10%인 입찰보증금을 제외한 잔금을 치르고 거제시와 매매계약을 맺어야 합니다.
하지만 수리비와 운반비 등 부대비용이 큰 데다 낙찰자가 완전히 부담해야 해 계약이 최종 성사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거제시는 낙찰일로부터 10일 이내에 매매계약이 이뤄지지 않으면 낙찰은 무효가 된다고 밝혔습니다. 또 매매계약 체결 후 30일 이내에 낙찰자가 물건을 인도하지 않아도 계약은 모두 취소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