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이 전기요금을 올리기 전에 먼저 회사 스스로 비용을 절감하는 방안을 마련하도록 당정이 계속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한전은 갖고 있는 부동산을 팔겠다고 나섰지만 꼼수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경기 김포시 옛 한전 지사.
입구는 닫혀 있고 내부는 먼지로 가득 차 있습니다.
직원들은 이곳에서 4km 떨어진 도심 한복판, 200억원 이상을 들인 신청사로 모두 옮겼습니다.
한전은 지난해 이곳 구청장을 포함해 부동산 32곳을 팔아 8900억원대 자산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그런데 여기는 3년 전에 매물로 나왔는데 팔릴 기미가 없어요.
[인근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 : 이곳은 재개발 지역입니다. 오래 쓰시는 분들은 이런 데 못 들어가요. 그냥 길어야 2년?]
한전이 자구책으로 밝힌 부동산 매각 대상 가운데 현재 사용 중인 곳은 9곳.
나머지 상당수는 외부 업체에 임대하거나 새로운 사업차를 매입한 토지 등인데 한전은 2017년 영업이익이 하락세로 돌아선 뒤에만 청사 27곳을 새로 지었습니다.
81억에 매각할 예정인 은평구 수색동 일대 수색변전소의 토지가치는 약 1439억3천만원으로 매각 예정가대로 팔 경우 1358억원 남짓 손해를 보게 됩니다.
이 밖에 경기북부본부 사옥은 최소 277억원에서 최대 10억원, 제주전력지사는 142억원 정도의 손해가 발생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대해 정 의원은 “한전이 자산 구조조정 계획에 쫓겨 자산을 헐값에 매각할 것이라는 우려가 점차 현실이 되고 있다”며 “자본잠식을 해결하기 위해 핵심 지역에 위치한 부동산을 졸속 매각하는 행위는 매입자에게만 이익이 될 뿐 국민과 정부에는 손해를 안길 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한전 측은 정 의원의 지적에 대해 “매각 예정가격은 한전이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추정해 정부에 제출한 금액”이라며 “실제 매각 시에는 외부 감정평가를 받아 공개경쟁입찰에서 최고가 낙찰금액으로 매각할 계획”이라고 해명했습니다.
결국 껍데기만 내놓고 새 건물로 옮겨온 거 아닙니까? 다각적인 구조조정을 포함해 국민 눈높이에 맞는 노력 없이 전기요금 인상에 명분이 있는지(의문입니다.)]
한전 측은 비핵심 자산 매각 지침에 따른 것으로 매각할 수 있는 부동산을 추가 발굴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연일 압박 수위를 높여온 국민의힘은 특별팀을 꾸려 에너지 공기업 쇄신책 마련에 적극 개입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면서도 국민 눈치를 보며 한전 때리기에만 열을 올리는 여당과 실효성 떨어지는 자구책만 내놓는 한전의 여론전이 이어지는 동안 전기를 팔수록 적자가 커지는 역마진 구조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최근 급격한 경영악화를 겪고 있는 한전이 수도권, 제주 등 우량 토지에 위치한 부동산 자산을 1700억 이상 손해를 보고 팔 예정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오늘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인천 연수을)이 한전으로부터 제출받은 ‘한국전력공사 혁신계획’에 따르면 한전은 5천억원 규모의 부동산 27곳을 매각할 계획입니다.
이 가운데 △서울 배전스테이션(75억) △수색변전소(81억) △경기북부본부 사옥(130억) △제주전력지사(34억) 등 4개 사업장은 모두 320억원에 매각할 예정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문제는 이 4개 사업장을 매각 예정가로 팔 경우 주변 토지시세 대비 총 1700억원 가량의 손해가 예상된다는 점입니다.
서울 명동의 118평 규모 건물인 서울 배전 1, 2, 3정거장은 1, 2정거장에 사업비만 100억원 이상 투자된 곳으로 토지가치만 173억3천만원 남짓한 가치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한전에서 산정한 매각 예정 가격과 비교하면 100억원 정도 차이가 나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