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7일간 강도 살인 희대의 탈옥수
1990년대 후반 대한민국 전체를 뒤흔든 희대의 탈옥수로 탈옥 후 907일간 붙잡히지 않다가 1999년 7월 16일 한 시민의 제보에 의해 체포되었습니다. 탈옥 전 강도 살인죄로 무기 징역형을 선고 받았고, 탈옥 후에는 오랫동안 절도, 주거침입 등 여러 범죄를 저지르고 도망 다니다 다시 체포된 후 도주죄 등으로 징역 22년 6개월이 추가되었습니다. 사실상 종신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의 탈옥과 도주가 워낙 충격적이었기 때문에 세기말 분위기와 겹쳐 ‘신창원 신드롬’이라는 문화현상까지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여러번의 극단적 시도
교도소 탈옥 후 100건이 넘는 강도와 절도를 저질러 희대의 탈옥수로 불렸던 무기징역 신창원 씨(56)가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하다 응급실로 옮겨졌습니다. 2011년 자살을 시도한 뒤 12년 만에 다시 시도한 것입니다.
신씨는 21일 오후 8시쯤 대전 교도소에 있는 자신의 독방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했으나 당직에 서 있던 교도소 직원에게 발견돼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진 것으로 22일 알려졌습니다. 법무부 관계자는 “직원들의 신속한 대처로 신씨의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며 “극단 선택 시도 이유 등에 관해서는 조사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신씨는 1989년 3월 서울 성북구 돈암동의 한 가정에 침입해 3000만원 남짓한 금품을 빼앗고 집주인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하고 같은 해 9월 검거됐습니다. 그는 강도 치사죄로 무기 징역형이 확정돼 서울 구치소, 경북 북부교도소, 부산 교도소 등을 거쳐 수감 생활을 했습니다.
신창원의 현재 모습
그는 8년간 복역 중이던 1997년 부산 교도소에서 탈옥했습니다. 교도소 내 노역 작업 중 얻는 작은 실톱날 조각으로 4개월 동안 하루 20분 씩 톱으로 화장실 쇠창살을 잘라내고 건물 외벽 환풍기를 타고 내려 신축 공사장에서 주운 밧줄로 교도소 담장을 넘어 탈출했습니다.
경찰이 그를 다시 잡기까지는 2년 반이 걸렸습니다. 이 기간 신씨가 달아난 경로는 총 4만㎞ 정도라는 추계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당시 체포 직전까지 가서 그때그때 경찰을 제치고 ‘희대의 탈옥수’라는 별칭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범죄자로는 처음으로 인터넷 팬카페가 개설됐고, 그가 부잣집에만 들어가 절도한다는 말이 퍼지면서 ‘의적’이라고 칭송하는 사람도 생겼습니다. 그러나 1999년 7월 검거돼 22년 6월 형이 추가되면서 ‘신창원 신드롬’은 막을 내렸습니다. 체포되었을 때 그가 입었던 무지개 셔츠가 유행하기도 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