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전국에서 가장 싼 가격에 팔린 아파트는 전북 익산으로 13평형이 630만원에 거래된 것으로 나타났다. 집 한 채가 1000만원대 샤넬백보다 싼 셈이다. 서울 인기 주거지에서 최근 수 십억원대 신고가 거래가 잇따른 점을 고려하면 향후 지역별 집값 격차는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10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올해 1월1일부터 9월8일까지 거래된 전국 아파트 중 최저가 1위는 전북 익산시 낭산면에 위치한 ‘태양’ 아파트다.
이 아파트에서는 지난달 31일 전용 34m(13평) 13채가 630만원에 일괄 거래됐다. 인근에 산업단지가 위치한 것으로 보아 근로자의 주거지 목적으로 직거래된 것으로 추정된다.
최저가 2위는 전남 고흥군 도화면에 위치한 ‘뉴코아’ 아파트다. 올해 2월 전용 22m(9평) 10채가 650만원에 거래됐다. 이 아파트 매매가격은 현재 소폭 상승해 7월 930만~1100만원에 거래됐다.
3위는 경북 칠곡군 약목면에 위치한 선재아파트로 올해 2월 전용 31m(11평)가 900만원에 팔렸다. 올해 5월 같은 평형 기준 최고가 2100만원에 거래된 뒤 1000만원대에서 매매가 이어지고 있다.
4위는 강원 태백시 동점아파트로 전용 39.7m(13평) 18가구가 올 7월 채당 990만원에 동시 거래돼 화제가 됐다. 전북 익산 사례와 마찬가지로 인근 산업단지의 고용 수요인 것으로 보인다.
5위는 충북 보은군 초일아파트 전용 50m(18평)가 올해 6월 1000만원에 거래되는 사례가 2건 등록됐다.
반면 수도권에서 1000만원대 아파트는 경기 동두천시 광암동에 위치한 ‘한성’ 아파트 전용 37㎡(15평)가 올해 1월 1800만원, 4월 1950만원에 직거래된 사례가 유일하다. 이 아파트를 제외하고는 10평 미만 초소형 아파트도 매매가격이 최소 3000만원대에 이른다.
서울 최저가 1위 아파트가 서울 강서구 화곡동 ‘한양아이클래스’로 올해 5월 거래된 전용 13㎡(6평) 기준 7400만원으로 격차가 더 벌어진다.
서울·수도권과 지방의 집값 격차가 갈수록 심화될 전망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민간아파트 분양가 동향’에 따르면 7월 말 서울 아파트 3.3㎡당 분양가는 3192만원, 수도권은 2251만원이다.
반면 강원·충북·충남·전북·전남·경북·경남·제주 등 기타 지방의 평당 분양가는 7월 말 기준 1333만원 수준이다. 5대 광역시(부산 대구 광주 대전 울산)와 세종시의 평당 평균 분양가인 1702만원보다 더 낮다.
지역별 양극화 현상은 청약시장에서도 뚜렷하다. 부동산 플랫폼 ‘직방’이 지난 7월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을 분석한 결과 서울에서는 100대 1이 넘는 청약 열기를 기록했지만 대전·인천·부산·제주에서는 잇따라 미달하는 등 지역별 양극화가 심화됐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서울과 수도권 집값이 오르는 이유는 해당 지역에 진입하고 싶은 ‘대기 수요’가 여전히 많기 때문”이라며 “인구 고령화와 저출산이 가속화될수록 서울·수도권과 지방의 집값 격차는 더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