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황 엔비디아 1000달러 간다더니 내리막??

인공지능(AI) 반도체 선두주자인 엔비디아의 주가가 최근 주춤하고 있다. 올 들어 꾸준히 상승랠리를 펼쳤던 주가가 지난달 말 최고점을 경신한 뒤 한 달 가까이 내리막길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1일(현지 시간) 미국 나스닥시장에 상장된 엔비디아 주가는 전장보다 2.89% 떨어진 410.1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31일 493.51달러에 거래를 마쳐 종가 기준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이후 최근 한 달 가까이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올 들어 최장 기간 하락하고 있다. 같은 기간 주가 하락폭은 17%에 달했다.

대중국 반도체 수출 통제가 엔비디아 실적에 대형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주가를 끌어내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엔비디아 AI 반도체의 대중국 수출을 막았던 미국 정부는 최근 중동 국가에 대한 판매도 제한했다. 중동 국가들이 핵심 기술 개발에 중국과 긴밀히 협력해 왔다는 게 이유였다.

엔비디아의 AI 반도체에 대한 미국 정부의 수출 통제 수위가 갈수록 강해지면서 매출 감소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앞서 미국 정부는 지난해 10월 중국 반도체 생산기업에 미국산 첨단 반도체 장비 판매를 금지하고 인공지능(AI) 슈퍼컴퓨터 등에 사용되는 반도체에 대한 수출을 제한하는 수출통제 조치를 발표했다.

엔비디아도 조 바이든 미국 정부가 추진하는 대중 반도체 추가 수출 통제가 장기적으로 회사 성장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올 2분기 실적 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엔비디아의 콜렛 크레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장기적으로 미국 정부의 대중 수출 추가 규제는 세계 최대 시장 중 하나인 중국에서 경쟁해 (시장을) 이끌 기회를 영구히 잃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외신은 “세계 반도체 패권을 쥐려는 미·중간 갈등이 격화되면서 반도체 업황 전반에 대한 기대심리가 악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기업 TSMC발 쇼크도 주가 하락을 부추겼다. TSMC는 반도체 수요 회복이 예상보다 훨씬 느린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고 보고 네덜란드 ASML 등 주요 장비 공급사에 납품을 연기해달라고 통보했다. TSMC는 경기침체가 길어지면서 주문물량이 기대만큼 늘어나지 않자 미국 애리조나에 짓고 있는 공장 가동 시점을 2025년으로 1년가량 늦춘 상태다.

일각에서는 급격히 오른 엔비디아의 주가 하락이 ‘일시적 조정’이 아닌 ‘추세적 하락’의 시작일 수 있다고 전망한다. 케빈 맨 헤니언앤웰시자산운용 사장 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팬데믹 이후 반도체주 훈풍을 타면서 주가가 급등한 일부 기술주에 대한 가치평가에 의문이 제기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S&P500 지수를 구성하는 반도체 종목의 12개월 선행주가수익비율(PER)은 28.5배로 10년 평균(16.5배)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엔비디아의 경우 이달 주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23.5배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엔비디아의 주가 상승 동력이었던 AI 테마에 대한 시장의 관심도 줄어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자산운용사 베이커 애비뉴웰스매니지먼트의 수석전략가인 킨그립은 “엔비디아 주가가 (상승) 모멘텀을 잃었다”며 “AI 테마로 상승세를 타던 AI 관련주에 대한 시장 열기가 식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엔비디아는 올해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내놓자 시장에서는 주가가 주당 1000달러를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IT전문 컨설턴트 피터 코언은 지난달 경제전문지 포브스에 기고한 칼럼에서 “엔비디아는 빠르게 성장하는 (AI와 같은) 산업을 타깃으로 시장을 선도할 것”이라며 “엔비디아 주가가 1000달러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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