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붕어빵을 팔지 않을 생각이었어요. 재료 가격과 물류비가 너무 올라서요. 그래도 찾는 손님이 많아 어쩔 수 없이 가격을 올리기로 했습니다.
서울 여의도에서 A카페를 운영하는 윤모씨는 30일 중앙일보와 만나 “다음 달 15일부터 붕어빵을 판매할 계획”이라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이 카페는 작년 겨울부터 붕어빵을 판매하기 시작했습니다. 붕어빵을 찾는 사람은 많지만 노점이 줄어 고객 만족도를 높이면서 재방문을 유도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지난해에는 재료를 넉넉하게 채운 찹쌀잉어빵을 개당 1000원, 3개당 2500원에 판매해 주변 직장인들에게 인기를 끌었습니다. 하지만 인건비를 남기는 것도 어려워 시판 반죽을 사오는 대신 직접 반죽 레시피를 개발했습니다. 올해는 직원을 1명 고용하고 재료 가격 상승분을 반영해 가격을 개당 1500원, 3개당 4000원으로 올렸습니다.
윤씨에 따르면 1년 전과 비교해 반죽과 팥 비용은 각각 29%, 21% 늘었습니다. 전기요금과 인건비 부담은 각각 33%와 14% 증가했습니다. 물류비는 40%나 급등했습니다. 윤씨는 “다른 비용도 고려해 적자는 보지 않을 정도로 가격을 책정했는데 최근 소비자들이 물가에 민감해지면서 맛 차별화에 더 신경을 쓰려 한다”고 말했습니다.
반죽 팥 전기요금 물류비 올라갑니다.
붕어빵 반죽에는 밀가루와 우유·식용유 등이 들어갑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우유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 9.3%, 2021년 대비 16.7% 상승했습니다. 식용유와 밀가루는 지난해와 비교하면 소폭 하락했지만 2년 전과 비교하면 각각 55.1%, 44.8% 상승했습니다.
겨울철 대표 간식인 붕어빵에도 인플레이션이 닥쳤습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붕어빵 1개 1000원’ ‘3개 2000원’ 등의 가격 정보가 공유되고 있습니다. 1000원이 넘은 1500원짜리 붕어빵도 등장했습니다. 지역마다 차이가 있지만 주요 상권에서 과거 ‘3개 1000원’이라는 가격은 미니 붕어빵 얘기다. 설탕 가격 급등(9월 기준 전년 대비 16.7% 상승)으로 팥과 함께 주재료로 쓰이는 슈크림 가격도 올라 상인들의 부담이 커졌습니다.
붕어빵 1개에 1000원이라는 가격이 올 하반기 처음 등장한 것은 아니다. 가격조사업체 한국물가정보의 지난해 12월 조사에 따르면 당시 붕어빵 2마리에 1000원이라는 가격이 기본이었고 마리당 1000원인 곳도 여럿 있었습니다.
붕어빵 가격이 오르면서 ‘금붕어빵’이라는 말까지 나왔지만 인기는 여전합니다. 유통업계는 ‘붕세권(붕세권+역세권)’에 들어가기 위해 붕어빵 업체들과 협업을 다양하게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