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한 노부부가 선대로부터 물려받은 아프리카 가면을 21만원에 판 뒤 몇 십억원의 가치를 지닌 사실을 알고 취소 소송에 나섰습니다.
1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80대 노부부는 프랑스 남부 별장을 팔기 위해 내부를 정리하던 중 다락방에서 나무 탈을 발견했습니다.
이 가면은 20세기 초 아프리카에서 총독이었던 시아버지가 소유했던 것으로 노부부는 중고품 상인들에게 해당 가면을 150유로(약 21만원)에 팔았습니다.
그로부터 6개월 뒤인 2022년 3월 노부부는 신문에서 자신들이 판 가면이 경매에서 420만유로(약 59억8000만원)에 낙찰됐다는 소식을 듣고 충격을 받았습니다.
실제로 이 가면은 19세기 아프리카 가봉의 빵족이 만든 것으로 세계에서 12개만이 존재할 정도로 희귀한 것이었습니다. 길이 55㎝로 열대지방 푸마나무를 깎아 만든 가늘고 긴 얼굴에 야자잎에서 채취한 식물성 섬유 라피아를 수염으로 만들어 붙인 형태가 특징이다.
노부부는 아레스 법원에 판매 무효화 민사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노부부는 가면의 가치를 알았다면 21만원에 판매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중고품 상인을 상대로 판매 무효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반면 중고품 상인은 자신도 경매에 부치기 전까지 가면의 가치를 몰랐다고 반박했습니다.
가봉 정부와 시민단체까지 가세하면서 상황은 더욱 복잡해졌습니다. 가봉 측은 해당 가면이 당초 식민지 시대에 도난당한 것이기 때문에 본국에 반환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가봉 정부는 반환과 관련한 별도 판단이 나올 때까지 이 소송의 판결을 연기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이번 사건에 대한 프랑스 법원의 판결은 12월에 나올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