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5일 2024년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단식에서 금메달을 딴 뒤 대한배드민턴협회와 대표팀을 향해 작심 발언을 한 안세영(22삼성생명)이 귀국 후 처음으로 공식 입장을 밝혔다.
안세연은 지난 16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기다려주셔서 감사합니다”라며 침묵을 지켜온 지 약 열흘 가까이 만에 장문의 글을 올려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먼저 안세영은 배드민턴을 시작한 뒤 많은 분의 도움을 받았다. 그 덕분에 올림픽 금메달이라는 영광까지 얻게 됐다며 이번 금메달의 성과와 관련해 많은 관계자와 국민에 대한 감사 인사부터 먼저 언급했다. 또 자신의 작심 발언이 불러온 논란에 대해서도 지난 8일 SNS 글에 이어 다시 언급하면서 거듭 고개를 숙였다.
안세영은 올림픽 우승 후 인터뷰 자리에서 부상에 대한 질문에 지난 7년간의 대표팀 생활이 지나가면서 가슴에 묻어둔 말을 하게 됐다며 그 말의 파문이 올림픽 기간 축하와 격려를 받아야 하는 선수들에게 피해를 줬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운동과 훈련만 파고들어 열심히 했고 지혜롭게 삶을 헤쳐나갈 방법은 아직 부족하다는 것을 배웠다”며 “모든 대한민국 올림픽대표팀 선수와 관계자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씀과 심려를 끼쳐드린 국민분들께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안세연은 “제가 궁극적으로 하고 싶은 말은 불합리하지만 관습적으로 해왔던 것들을 좀 더 유연하게 변했으면 하는 바람에 대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특히 부상에 있어서는 모든 선수들에게 정말 힘들고 힘든 일이기 때문에 나도 부상에서 잘 회복할 수 있는 여건과 지원을 원했다”며 “각 선수가 처한 상황과 구체적인 부상 정도가 모두 다르기 때문에 그에 맞는 유연하고 효율적인 지원이 이뤄지길 원했다”고 덧붙였다.
또 안세연은 “(하지만) 현실에서 접한 상황은 전혀 그렇지 않아 크게 실망했고 안타까웠다”면서 “‘너만 그런 게 아니다’, ‘너 특혜 받고 있잖아’ 말로 문제를 회피하기보다 ‘한번 해보자’, ‘그게 안 되면 다른 방법을 같이 생각해보자’는 말로 내 말에 귀 기울여주시는 분이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배드민턴이 (현재) 인기 없는 종목이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해 나간다면 지금보다 더 많은 국민이 즐기는 스포츠가 될 것이고 재능 있는 인재도 많이 유입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안세연은 “협회와 시시비비를 가리는 공방전이 아니라 내가 겪은 일에 대한 진솔한 대화를 나눌 시간이 있기를 내심 기대하고 있다”며 진상조사에 나선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를 향해선 “협회와 선수가 원활하게 소통이 되고 있는지 선수들의 목소리에도 꼭 귀 기울여 달라”고 바랐다. 특히 “협회 관계자분들이 변화의 키를 쥐고 있는 만큼 더 이상 무시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행동해 달라”며 대한배드민턴협회를 향해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