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연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왼쪽)이 15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청년도약계좌 비대면 상담센터를 현장 방문해 상담사와 대화하고 있다. 이날 출시된 청년도약계좌는 청년층의 자산형성을 돕기 위한 정책금융상품으로 5년간 매달 70만원을 적립하면 정부지원금(월 최대 2만4000원)을 더해 5000만원의 목돈을 모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뉴스1
5년은 너무 길다, 목돈 벌 기회. 청년도약계좌에 대한 청년들의 반응이 엇갈리는 가운데 15일 드디어 청년도약계좌 신청이 시작됐다. 이날 하루에만 7만7000명이 신청하며 순조로운 출발을 했지만 긴 납입기간과 까다로운 우대금리에 대한 불만도 여전해 향후 인기가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청년도약계좌 15일 접수시작
11개 은행(농협 신한 우리 하나 기업 국민 부산 광주 전북 경남 대구은행은 이날 오전 9시부터 앱을 통해 청년도약계좌 신청 접수를 시작했다. 전날 청년도약계좌 참여은행 11곳은 최고금리를 6%로 공시했다.
김소연 금융위 부위원장은 “청년도약계좌는 연 7% 내외로 8% 후반의 일반적금(과세상품)에 가입한 것과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며 “기존 적금상품 만기보다 훨씬 긴 5년간 유지할 수 있어 중장기 자산 형성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15일 1일 ‘7만7000명’ 신청
청년도약계좌는 출시 첫날임에도 불구하고 각 은행의 전산이 원활하게 운영돼 순조로운 가입 절차가 이뤄졌다. 이날 마감시간인 오후 6시30분 기준 청년도약계좌 가입자는 약 7만7000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2월 출시된 ‘청년희망적금’이 판매 첫날 예상보다 많은 가입자가 몰리면서 시스템 오류 및 예산 소진 문제가 속출한 것과 대조적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가입기간이 짧았던 청년희망적금은 출시 당시 38만명분으로 설계됐지만 프리뷰 조회만으로 200만명이 몰리면서 과열 조짐이 보였다”며 “이번 청년도약계좌는 다음달부터는 매월 2주간 가입 신청기간이 운영되고 내년에도 가입할 수 있어 대면 영업점도 평소와 비슷한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금융위는 청년도약계좌 가입자 수를 전체 만 19~34세 청년의 3분의 1 수준인 300만명 수준으로 예측했다.
다만 은행들은 가구별 중위소득 기준 때문에 정확한 가입 규모를 예상하지 못하고 있다. 시중은행 개인고객부 관계자는 “은행에서는 주로 개인소득 기준을 사용한다”며 “청년도약계좌 가입 기준인 가구별 중위소득 180%가 고객군 내 어느 정도일지 예상이 어려워 가입 고객 추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특전 미미’ vs ‘그게 어디냐’
다만 청년들의 반응은 과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청년희망적금에 비해 엇갈리는 분위기다. 가입 기간이 5년으로 길고 카드 실적 유지 등 우대금리 조건도 복잡해 연 6%의 금리 혜택을 온전히 누릴 수 없다는 것이다. 직장인 허모(34)씨는 “소득우대금리를 제외하면 나머지 우대금리를 모두 받아도 5.5%”라며 “저축은행 상품에 비해 크게 혜택이 있다는 것은 느낄 수 없었다”고 털어놨다. 회사원 김모 씨(28)도 5000만원을 마련할 수 있다는 소식에 관심이 있었지만 5년간 납입해야 한다는 소식에 신청을 포기했다며 설사 납입하더라도 3년 뒤 금리가 떨어져 약속한 5000만원조차 모으지 못해 가입할 이유를 느끼지 못했다고 말했다.
까다로운 조건에도 비과세 혜택 등을 고려하면 가입할 가치가 충분하다는 의견도 있다. 직장인 노모씨(29)도 “청년희망적금을 신청하지 못해 아쉬웠다”며 “당장 운용해야 할 자금이 많지 않으면 가만히 놀리기보다 들어두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의 개입으로 최고금리가 낮아졌다는 불만의 목소리도 나왔다. 한 직장인 박모씨(29)는 “당초 기업은행이 6.5%로 최고금리를 제시하며 가입하려 했지만 최종금리에서 다른 은행과 같아져 아쉽다”며 “정부가 개입하면서 다른 은행의 기본금리가 올랐지만 결국 기업은행 최종금리도 6.0%로 모두 같아지면서 선택의 기회를 잃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