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바나 큰도마뱀’과 ‘호스필드 육지거북’ 등 희귀 외래 야생동물이 충남 예산과 인접한 홍성에서 잇따라 발견되면서 예산시장 ‘백종원’ 가게에 들른 방문객들이 유기한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3일 예산·홍성군에 따르면 경기도에 사는 A씨는 최근 홍성군의 한 산책로에서 길이 1m의 사바나 도마뱀을 발견해 신고했습니다. 예산군 예산읍에서는 길이 15cm의 호스필드리크거북이 발견되었습니다. 둘 다 멸종위기 야생 동식물종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 1~3급 중 2급에 해당합니다.
신고를 받은 금강유역환경청과 예산 홍성군은 사바나 큰도마뱀과 호스필드 육지거북을 데려와 충남야생동물보호센터에서 임시 보호하고 있습니다. 유기동물 공고 기간인 10·14일이 각각 지나면 국립생태원으로 옮겨집니다.
예산군 관계자는 “최근 예산지역에 외래 야생동물 유기가 늘고 있다”며 “백종원 점포가 있는 예산시장과 주변 여행을 왔습니다. 유기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습니다. 금강유역환경청 관계자도 “과거 홍성·예산에서 그런 일이 없었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라며 “수입업체가 아프리카 등에서 들여온 야생동물을 구입한 사람들이 규모가 커지면서 키우기 어려워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지난 5월 예산군 대흥면에서 한 농민이 길이 27㎝ 레오파드 육지거북을 발견했고, 4월에는 예당호 인근 낚시터 주변에서 국제 멸종위기종은 아니지만 길이 20㎝ 정도의 어린 미어캣이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현재 레오파드릭거북은 국립생태원에서, 미어캣은 충청남도 야생동물보호센터에서 보호하고 있습니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지난 1월 예산시장에 매장을 열고 한 달간 재정비를 거쳐 재개장한 뒤 방문객이 총 100만 명을 훌쩍 넘었습니다. 이 같은 ‘백종원 신드롬’에 ‘삽교곱창시장’까지 백 대표가 손을 내밀면서 예당호 출렁다리, 추사고택, 가야산 등 예산은 물론 인접한 홍성지역에도 방문객이 급격히 늘어난 상태다.
예산군 관계자는 “백종원 신드롬 이후 외래 야생동물 유기도 발생하는데 제비 문제로 환경단체의 항의도 받고 있다”며 “사람이 너무 많아 똥을 싸면 상인들이 쫓아내고 집을 없애니 제비가 잘 오지 않기 때문”이라고 귀띔했습니다. 이어 “너무 더워서 휴가철이라 방문객이 조금 줄었지만 여전히 많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