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 시대의 어려운 주머니 사정도 돌면서 날로 심각해지는 기후위기에도 대응할 수 있는 ‘기후동행카드(Climate Card)’, 이른바 ‘대중교통 무제한 정기이용권’이 내년 하반기 출시를 앞두고 있다.
서울시는 ‘월 6만5000원’ 교통카드 하나로 서울시내 지하철, 시내·마을버스, 공공자전거 따릉이까지 원스톱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기후동행카드(Climate Card)’를 출시한다고 11일 밝혔다. 시는 기후동행 카드를 통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줄어든 ‘대중교통수단 분담률’을 끌어올리고 기후위기 대응의 단초를 마련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오세훈 서울시장은 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설명회를 열었다. 오 시장은 ‘기후동행 카드’ 도입으로 연간 1만3000대 정도 승용차 이용 감소, 연간 3만2000톤의 온실가스 감축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또 약 50만명의 시민이 1인당 연간 34만원 이상의 할인혜택(따릉이 이용 포함)을 받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시에 따르면 이 같은 수치는 평일 승용차로 출퇴근하거나 주말 승용차를 이용하던 사람이 ‘대중교통’으로 수단을 전환하는 모든 경우를 포함한다.
실제로 서울 노원구 상계동에 사는 회사원 정모 씨는 강남역 직장에 승용차를 이용해 출퇴근한다며 최근 유가 상승으로 기름값만 월 16만원이 들어 부담스러웠지만 기후동행 카드가 출시되면 주차요금을 제외하고도 교통비만 9만원 이상 절약할 수 있어 대중교통을 이용해 출퇴근할 생각이라고 환영했다.
내년 1~5월 시범 판매되는 ‘기후동행 카드’는 6만5000원으로 구입 후 한 달간 서울권역 내 지하철과 시내·마을버스, 대중자전거 따릉이 등 모든 대중교통 수단을 무제한 이용할 수 있다. 시민들의 이용 편의를 위해 실물카드뿐만 아니라 스마트폰 앱에서도 이용할 수 있으며 실물카드는 최초 6만5000원에 카드를 구입한 후 매월 3000원을 충전해 이용하면 된다.
‘서울시내’에서 승하차하는 지하철 1~9호선을 비롯해 경의·중앙선, 분당선, 경춘선, 우이신설선, 신림선까지 모두 이용할 수 있으며 서울에서 승차하여 경기·인천 등 다른 지역에서 ‘하차’하는 경우에는 이용 가능하나 서울 이외 지역에서 승차할 경우 기후동행카드 이용이 불가능하다.
버스의 경우 서울시내버스와 마을버스는 모두 이용할 수 있으며, 경기·인천 등 타 지역버스나 기본요금이 다른 광역버스는 서울지역 내에서도 이용할 수 없다.
공공자전거 따릉이는 ‘1시간 이용권’을 무제한 이용할 수 있으며, 시는 향후 리버버스 등 새롭게 추가되는 차세대 친환경 교통수단까지 확대 운영해 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시는 종사자 100인 이상 기업으로부터 ‘기후동행 카드’를 구입해 임직원에게 배포할 경우 교통유발부담금 감면 등 추가적인 혜택을 부여하는 방안도 검토, 강력한 대중교통 이용 활성화 정책도 병행하기로 했다.
오 시장은 설명회에서 “친환경버스 교체, 대중자전거 확대, 전기택시 보급 등 수송분야 온실가스 저감을 위해 하드웨어를 교체하기에는 한계가 있으며 교통분야 기후위기 대응은 ‘대중교통 이용 활성화’가 핵심”이라고 강조하며 “기후위기 대응뿐 아니라 교통요금 인상으로 느끼는 가계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기후동행카드’를 안정적으로 도입·운영하는 한편 향후 시민들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동행하는 교통정책을 지속 발굴해 전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