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등도에서 고강도 운동이 면역세포 수를 증가시키고 기능을 활성화시켜 암세포 공격 효과를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버밍엄대 바스대 연구팀이 만성 림프구성 백혈병 진단을 받은 성인 20명을 분석했다. 만성 림프성 백혈병은 혈액 속 림프구가 현저히 증가하는 질환으로 급성 혈액암에 비해 상대적으로 천천히 진행되지만 재발 위험이 높다.
연구팀은 리툭시맙 치료에 대한 운동의 효과를 실험했다. 리툭시맙은 만성 림프성 백혈병의 일반적인 치료법으로 암세포 표면의 특정 단백질에 달라붙어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인식하고 공격할 수 있도록 돕는 기전이다. 참가자들은 30분 동안 중등도에서 고강도 사이클링을 하도록 요청받았다. 연구팀은 참가자들의 운동 전후, 운동 1시간 후의 혈액 샘플을 채취했다.
분석 결과 운동 후 면역세포 수가 254% 증가했고, 운동 후 채취한 혈액 샘플에서 운동 전 혈액에 비해 암세포가 67% 더 검출됐다. 이는 운동이 암세포의 식별력을 높여 면역세포의 암세포 공격을 용이하게 했다는 의미다. 연구팀은 참가자들에게 리툭시맙을 투여한 뒤 혈액 샘플도 분석했다. 그 결과 운동 후에는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죽이는 효과가 2배 이상 높았다.
연구팀은 운동으로 인해 혈류가 증가하고 신경물질인 카테콜아민이 혈액으로 많이 방출돼 면역세포가 증가한다고 분석했다.
연구를 주도한 해리슨 코리에-베인 박사는 “암 치료 후에도 암세포가 남아 있거나 다시 나타나는 경우가 있는데 암세포가 숨어 있을 경우 이를 찾기 어렵다”며 “운동을 한 뒤 혈액 샘플을 채취하면 숨어 있는 암세포를 효과적으로 찾아낼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암 치료 전후에 운동을 시작하기 전에 어떤 형태와 강도의 운동이 본인에게 적합한지 의료진과 상의한 뒤 결정해야 한다고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