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룹 아스트로 멤버이자 배우로 활동 중인 ‘얼굴 천재’ 차은우가 국세청으로부터 200억원이라는 이례적인 규모의 세금 추징을 통보받아 세간에 큰 파장이 일고 있다. 군 복무 중인 차은우는 지난 22일 탈세 의혹이 불거진 이후 나흘 만인 26일 개인 계정을 통해 사과문을 업로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대중의 반응은 싸늘하다. 35줄 가까운 장문의 사과문에서 사건의 쟁점인 200억 탈세에 대한 직접적인 해명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중은 “당사자 어머니 명의의 법인이 장어집 형태로 어떤 매니지먼트 업무를 수행했는지”, “소속사 ‘판타지오’를 두고 수익을 분산한 이유는 무엇인지”에 대해 묻고 싶은데. “나 자신을 더욱 엄격하게 돌아보고 더욱 막중한 책임감을 갖는다”는 그는 “죄송하다”, “사과”와 같은 단어의 반복으로 자신이 ‘반성’ 중임을 강조하며 탈세 의혹에 대해서는 교묘하게 빠져나갔다.
차은우가 적극 반박한 부분은 ‘도피성 입대’에 대한 의혹뿐이었다. 그는 “저는 군 복무 중이지만 결코 이번 논란을 피하기 위한 의도적인 선택이 아니었습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해 군 입대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상황이 돼 세무조사 절차를 마치지 못한 채 입대하게 됐습니다”며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기에 이른다. 그러나 200억원대 탈세 의혹을 두고 ‘여러 가지’, ‘오해’라고 칭하는 그의 사과문은 단지 대처할 시간을 벌기 위한 궁여지책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상투적인 글로 얼룩진 사과문은 진정성이 가미된 반성을 찾기 어렵다. 특히 차은우의 글은 “앞으로 저 자신을 더욱 엄격하게 돌아보고 그동안 받은 사랑에 보답하는 마음으로 더욱 막중한 책임감을 가지고 살겠습니다”라며 그간 연예계 사과문에서 자주 접할 수 있었던 진부한 표현들만 가득 담고 있다. 그는 자신을 엄하게 돌아보겠다고 했다. 사과문 작성에 있어 너무나 당연한 전제다.
미래형 다짐이 아니라 ‘자신의 잘못을 인지하고 있는가’를 증명하는 것이 우선이었어야 했다. 더불어 차은우가 언급한 ‘막중한 책임감’은 현재의 마음가짐일 뿐, 어떻게 책임질지에 대한 미래의 행동 계획이 결여되어 있다. 이는 자칫 ‘그냥 열심히 살면서 사건이 잊혀지기를 기다린다’고 해석될 위험이 있다. 만약 그가 정말 대중에게 용서를 구하고 싶었다면 스스로에게, 더 대중에게 좀 더 솔직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사과문이 올라온 타이밍도 아쉽다. 차은우가 사과문 작성에 열을 올리는 사이 그가 대리인을 통해 과세 전적부심사를 청구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추징금 부과에 대해 부당하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이다. 차은우는 대형 법무법인 ‘세종’ 소속 변호인단을 선임해 해당 의혹에 총력을 다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납세 자세를 깊이 반성하고 있다”는 그는 한편으로 거대 로펌을 내세워 한 푼의 추징금도 용납할 수 없다는 듯한 태도로 고군분투하고 있었다.
차은우가 받은 약 200억원대 세금 추징 통보는 ‘조사4국’에 의해 진행됐다. ‘특정 혐의’가 포착되는 사건만 담당한다고 알려져 ‘저승사자’로 불리는 기관이 투입됐다는 것은 국세청이 차은우의 탈세를 단순 실수가 아닌 ‘고의적 탈세’ 혐의로 본다는 의미다. 그만큼 엄중한 사안 앞에서 그는 이른 사과가 아닌 눈앞에 놓인 작은 불을 끄는 것을 선택했다. 모범적인 이미지로 전 국민적 사랑을 받았던 ‘얼굴 천재’ 차은우가 이번 사건과 함께 우리에게 보여준 것은 ‘탈세 천재’의 민낯과 함께 대중을 기만한 이중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