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에서 고목까지 뜯어먹는 ‘고목흰개미과 크립토탈미스속’ 외래흰개미가 발견된 가운데 이번에는 충남 아산에서도 흰개미를 목격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18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흰개미 고통받는 중입니다’라는 제목으로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충남 아산에서 지난 2월 내부가 목재로 인테리어된 상가를 계약하고 3월부터 영업을 시작했는데 4월 중순쯤 날아다니는 무언가가 보였다”며 “잡아보니 날개 달린 개미였다”고 토로하며 사진을 공개했다.
국내에서 발견된 흰개미는 마른 나무가 아닌 물기를 머금은 나무 위주로 뜯어먹었지만 물기 정도와 상관없이 닥치는 대로 나무를 갉아먹는 씨앗과 동거가 시작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환경부와 국립생태원은 17일 나타난 강남 논현동 흰개미에 대해 18~19일 긴급 방제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환경부는 아직 흰개미의 국내 유입 경로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A씨가 공개한 사진에는 날개 달린 흰개미가 목재 사이로 뭉쳐 있는 모습과 바닥에 애벌레 수십 마리가 떨어져 있는 모습이 담겼다.
A씨는 “건물 내부 곳곳에서 발견돼 유심히 살펴보니 문기둥 나무 안은 비어 있어 몰딩을 열고 나가 날아다녔다”며 “흰 애벌레 개미도 있었다. 흰개미를 알게 돼 너무 무서웠다고 전했다. 이어 A씨는 “건물주가 방역업체를 보내주고 개미가 나온 곳만 약을 뿌리고 갔는데 보름 뒤 다른 곳에서 수십 마리가 벽지를 뚫고 나왔다”며 “다른 방 액자 뒤에서 애벌레가 뚝뚝 떨어져 있어서 액자를 들어보니 그 벽을 다 뜯어내려가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A 씨는 또 다른 나무 벽도 비어 있다. 큰일 났다. 이사를 가야 하느냐며 푸념했다.
흰개미 전문가인 부산대 박현철 교수는 A씨가 공개한 사진을 살펴본 뒤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강남에서 발견된 외래종이 아니라 국내에 폭넓게 분포하는 종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다만 국내 서식종도 목조주택 피해를 줘 구조적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박 교수는 “흰개미를 발견하면 대부분 살충제를 뿌리는데 그러면 흰개미가 곧바로 이주해 다른 곳에 피해를 준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체 군집 중 밖으로 나가 눈에 띄는 개체는 극소수인 만큼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흰개미 서식지를 정확히 진단하고 그 부분을 적극 방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주택에서 국내 최초로 외래 흰개미가 목격됐다. 목격된 외래 흰개미는 고목 흰개미과의 크립토탈미스속으로 인체에는 해를 끼치지 않지만 목재 건축물과 자재를 안에서 파 큰 피해를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사실을 확인한 환경부 등 당국은 해당 장소에 대해 긴급 방제 조치를 취했다.
흰개미 출몰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기록상 1920년대에 처음 서식이 확인된 흰개미는 2010년대 초부터 간헐적으로 발견·신고되어 왔다.
그러나 그동안 국내에서 공식적으로 발견된 적이 없었던 ‘마른나무흰개미과’흰개미가 강남 한복판에서 발견되면서 양상이 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