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대장주 에코프로BM과 모회사 에코프로에 대해 침묵하던 증권사들이 일제히 관련 보고서를 냈습니다. 애널리스트들은 에코프로 형제의 현재 주가가 기업 본연의 가치에 비해 지나치게 높게 평가되고 있다며 추격 매수를 경고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에코프로BM의 적정 주가를 현재 주가의 3분의 1 수준으로 낮췄습니다.
○거래 보류·비중 축소 보고서 잇따라요
증권가에 따르면 4일 하나증권, NH투자증권, 키움증권 등 국내 증권사 10곳이 에코프로BM의 2분기 실적에 대한 평가를 담은 보고서를 냈습니다. 10곳 중 7곳은 중립, 비중 축소, 거래 보류(홀드) 의견을 냈습니다. 시장에서는 국내 증권사들의 이 같은 의견을 사실상 ‘팔자’ 사인으로 간주합니다.
목표주가도 실제 주가보다 낮게 설정한 곳이 대부분이다. 이날 보고서를 낸 10개 증권사의 에코프로BM 목표주가 평균은 37만2600원으로 이날 에코프로 종가(38만500원)를 밑돌았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에코프로와 에코프로BM의 시가총액 합산은 약 70조원으로 고객사인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을 합친 63조원이 넘었다”며 “독립된 기술력을 갖고 개발을 주도해 높은 마진을 누려야 받을 수 있는 기업가치”라고 설명했습니다. 유진투자증권은 에코프로BM 목표주가를 현재 주가의 절반 수준인 20만원으로 제시했습니다.
외국계 투자은행(IB)은 국내 증권사보다 더 엄격한 평가를 내렸습니다. 골드만삭스는 전날 12개월 목표가를 기존보다 12만원 낮은 5000원으로 제시했습니다. 현재 주가 대비 약 70% 이하가 적당한 가격이라는 의견에서다. 크레디트스위스는 목표주가를 23만원으로 설정하고 매도를 추천하는 보고서를 냈습니다.
○하나증권 “추격매수 실익 없어요”
지난 4월 말 국내 증권사 중 처음으로 에코프로에 대해 매도보고서를 내 시장에 파문을 일으켰던 하나증권은 약 3개월 만에 다시 보고서를 발간했습니다. 하나증권은 에코프로에 대해 ‘여전히 나쁜 주식’이며 현 주가 수준에서 투자자들의 매수 실익이 없다고 평가했습니다. 제시한 목표주가는 55만원으로 전날 주가(120만7000원)보다 약 54% 낮습니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에코프로는 비현실적 프리미엄까지 더해 계산한다고 해도 적정가치가 16조7000억원으로 도출된다”며 “현재 주가와 실제 기업가치 간 괴리가 크다”고 말했습니다. 에코프로의 이날 기준 시가총액은 31조2609억원다. 그는 “3년간 장기 투자를 한다고 해도 매력적이지 않은 종목”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개인투자자들은 증권사 보고서에 대해 온라인 종목 토론회를 중심으로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과거에도 에코프로 형제에 대한 매도 보고서가 나온 뒤 주가가 오히려 급등한 전례가 있어서다. 일부 개인투자자는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공매도 세력과 결탁해 부정적인 보고서를 썼다”며 “에코프로 형제 주식을 더 사들여 공매도 세력을 물리쳐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날 개인은 에코프로를 약 646억원, 에코프로BM을 약 195억원어치 순매수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