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조 다이아몬드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천연 다이아몬드 가격이 급락하고 있다. 대부분 인도에서 가공 된 인조 다이아몬드가 시장을 파고들고 있는데 업계에서는 이 추세가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것인지, 아니면 고착화 되어 가는 소비 성향인지에 대해 분석 중이다.
3일(현지 시각)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전 세계 다아이몬드 업계 선두 주자인 영국의 드비어스(De Beers)는 웨딩 반지를 만들 수 있는 높은 등급 다이아몬드 원석(Select Makeables)의 가격을 올해 6월 캐럿당 850달러(약 112만원)로 떨어뜨렸다. 지난해 6월만해도 1400달러(약 184만원)이었는데 40% 이상 떨어진 것이다. 그동안 드비어스는 가격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큰 폭으로 가격을 낮추는 것은 지양해 왔다. 이 때문에 다이아몬드 업계에서는 최근 가격 하락에 대해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천연 다이아몬드 가격 급락 원인에 대한 분석은 분분하다. 드비어스 측은 코로나 기간을 지나며 생겨난 ‘보복 소비’가 끝나며 자연스럽게 수요가 줄어든 영향이라고 주장한다. 드비어스 트레이딩 담당자인 폴 로울리는 블룸버그에 “인조 다이아몬드로 인한 시장잠식 효과를 부인할 수는 없다”면서도 “진짜 원인은 (코로나 등) 거시경제적 이슈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인조 다이아몬드 수요가 증가한 것이 결정적 이유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세계 인조 다이아몬드 제조 ‘큰 손’인 인도의 다이아몬드 수출액 중 인조 다이아몬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6월 9%로, 5년 전(1%)에 비해 크게 늘었다. 투자회사 리버럼 캐피털마켓에 따르면 천연 다이아몬드 가격이 인조 다이아몬드 보다 비싸기 때문에 가격이 아닌 물량을 기준으로 한 비중은 25~35% 수준에 이른다. 인조 다이아몬드 업체들은 특히 구매자가 가격에 민감하지만 청혼 반지용으로 인기가 있는 1~2캐럿 크기의 다이아몬드를 집중 공략한 것으로 전해졌다.
블룸버그는 드비어스가 2018년 자체적으로 인조 다이아몬드를 만들어 싸게 시장에 내놓은 것도 인조 다이아몬드 시장 확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했다. 드비어스가 자사의 천연 다이아몬드와 차별화를 위해 인조 다이아몬드 가격을 낮추면서 시장이 더욱 확대되는 결과를 낳게 됐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