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 운동을 해야 하는데 집에 가면 기운이 없고 주말은 쉬어야 하고
40대 초반인 A씨는 올해 새해 목표로 건강을 최우선으로 삼고 집 근처 헬스장에 등록했다. 그러나 하루 왕복 2시간 거리를 출퇴근하다 보면 평일에는 운동을 갈 엄두가 나지 않고 주말에는 평일에 쌓인 피로와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운동할 시간이 없다.
A씨는 “요즘 정신을 차리고 주말에라도 운동하려고 하는데 많이 해도 하루 한두 시간 정도”라며 “안 하는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A씨처럼 일주일에 한두 번 몰아서 운동해도 매일 규칙적으로 운동한 사람과 같은 건강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6일 미국심장협회저널(JAHA)에 따르면 세계보건기구(WHO)가 권장하는 일주일 150분 이상의 중강도 또는 75분 이상의 고강도 운동 기준만 충족하면 운동을 일주일 내내 분산해도, 주말에 몰아줘도 건강상 이점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저널에 2일 해당 연구 결과를 게재한 중국 광저우 남방의대 리즈하오 박사는 “건강 유지를 위해 매일 운동할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손목에 웨어러블 형태의 활동량 추적기(가속도계)를 착용하고 일주일간 생활한 37~73세 영국인 9만3000명의 데이터를 ▲주말운동그룹(42%) ▲규칙적운동그룹(24%) ▲비활동그룹(34%) 등으로 분류해 운동습관을 8년간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운동을 하루 이틀 몰아서 한 사람들과 일주일 내내 계속한 사람들의 사망 위험 수치, 암 발병률 등은 같은 수준으로 감소했다.

‘주말 운동 그룹’은 모든 질병에 의한 사망 위험이 32% 낮았다. 심혈관질환 사망 위험은 31%, 암 사망 위험은 21% 감소했다.
‘규칙적 운동 그룹’은 모든 질병에 의한 사망 위험이 26%, 심혈관 질환에 의한 사망 위험이 24%, 암에 의한 사망 위험이 13% 낮았다.
지난해 10월 30일 영국 스포츠의학저널(British Journal of Sports Medicine)에는 한꺼번에 운동하는 것만으로도 치매로 이어질 수 있는 인지기능 저하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도 실렸다.
미국 컬럼비아 로스안데스대 연구팀이 멕시코시티 주민 1만여 명을 16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 주말에 강도 높은 운동을 한 사람들이 운동을 전혀 하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경도인지장애(MCI) 위험이 최대 25%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치매 발병을 5년간 늦추면 전체 유병률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며 “주말에 한두 번 강도 높은 운동을 하는 ‘주말 전사'(weekend warrior) 운동 패턴은 바쁜 현대인들이 치매 예방을 위해 편리하고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다만 하루에 150분 운동을 집중적으로 할 경우 근골격계 부상 위험이 다소 높아질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미국심장협회 간부인 키스 다아스 컬럼비아대 의대 교수는 주말 운동도 충분한 준비운동과 점진적인 활동량 증가를 병행하면 부상 위험을 줄일 수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말에만 운동해 나타나는 건강상의 이점이 잠재적 위험성보다 훨씬 크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