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일 몰도바 부르보아카 카스텔미미에서 열린 유럽정치공동체(EPC) 2차 정상회의를 마치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습니다. 부르보아카=AP 뉴시스
보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그동안 시작이 임박했다는 추측만 무성했던 ‘대반격 작전’을 시작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성공할 것으로 강력히 믿는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그는 다만 “얼마나 오래 걸릴지 모른다”며 세부사항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우크라이나는 지난해 2월 러시아 침공 후 전쟁이 격화되자 최근 러시아에 대한 대반격으로 전황을 뒤집으려 했습니다. 그러나 서방의 무기 지원이 지연되고 봄 해빙에 따른 진흙탕 싸움 등의 이유로 대공세가 늦어지고 있다는 지적만 나왔습니다. 하지만 최근 전력 보강이 이뤄지면서 땅도 다시 굳어지고 작전 조건이 갖춰졌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게다가 지난달 러시아 탄약고와 물자 수송로에 대한 공격 배후로 우크라이나가 지목되면서 대반격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기정사실화됐습니다. 지난달 말에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우크라이나군이 언제 진군할지 결정했다”며 공세 개시를 공개 예고했습니다.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은 작전 중 많은 전사자가 나올 수도 있다고 인정했습니다. 그는 전선에서 러시아 공군력이 더 강력한 것은 사실이라고 지적하며 “이는 대반격 작전으로 다수의 병사가 사망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는 준비됐다”는 게 이날 인터뷰의 골자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리는 확실한 것을 원했지만 몇 달을 기다릴 수 없다”며 서방으로부터 더 많은 무기를 확보하기를 바랐지만 우크라이나가 대반격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WSJ는 이에 대해 “젤렌스키 대통령이 대반격 성공에 대한 전망을 ‘시간과 막대한 비용이 들 것’이라는 경고로 누그러뜨렸다”고 평가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서방 국가들의 지지에 감사를 표하면서도 보다 신속하고 대규모 지원이 필요하다고 호소했습니다. 특히 “패트리엇 방공포대는 러시아 첨단 미사일을 격추할 수 있는 유일한 시스템”이라며 발사대와 레이더 등 장비로 구성된 패트리엇 포대 최대 50개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정부청사에서 부상병들을 격려한 뒤 남부 도시 오데사에서 WSJ와의 인터뷰에 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우크라이나 국호가 새겨진 검은색 티셔츠 차림의 그는 ‘어떻게 투지를 잃지 않을 수 없느냐’는 질문에 “약함을 허용할 여유가 없다”고 답했다고 WSJ은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