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건설사의 레미콘 조달 단가가 최근 2년 새 약 25% 상승했다. 여기에 레미콘 원자재인 시멘트 가격이 최근 폭등 조짐을 보이면서 앞으로 아파트 공사비는 더욱 급등할 전망이다.
16일 국내 주요 건설사(GS건설 현대건설 DLE&C 삼성물산 대우건설 롯데건설)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레미콘의 평균 매입단가(원/m3)는 2021년 8만7067원에서 올해 상반기 6만9763원으로 24.81% 상승했다.
레미콘은 아파트 시공 시 철근과 함께 가장 비중이 높은 원자재다. 예컨대 GS건설의 경우 올 상반기 레미콘 매입액이 2469억원에 달할 정도로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건설사들의 부담은 앞으로 더 커질 전망이다. 시멘트 가격이 급격히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쌍용 C&E는 7월 출하분부터 1종 벌크시멘트 가격을 t당 14.1%(10만4800원→11만9600원) 인상했다. 당초 쌍용 C&E가 3분기 말 가격을 인상할 것으로 예상했던 레미콘 업계와 건설업계에는 비상이 걸렸다.
성신양회도 앞서 예고한 14.3% 인상을 조만간 단행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시멘트 업계는 환경설비 개선 비용이 올라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시멘트 가격 인상은 건설업계에 치명적이다. 시멘트 가격이 지금보다 10% 오르면 건설사의 주택부문 영업이익이 1014% 줄어든다는 내용을 담은 보고서도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이 최근 발간한 ‘시멘트 가격 불안정이 공사재료비에 미치는 파급효과’ 보고서에 따르면 시멘트 가격 상승으로 건설사들의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 나경영 건산연 경제금융·도시연구실장은 “공사비 추가로 건설업 비용이 증가하게 되며 이는 곧 경영상 영업이익률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시멘트 가격은 2021년 8월 4800원에서 6월 7400원으로 올랐다. 같은 기간에만 54.2% 상승했다. 최근 14% 안팎의 인상분은 반영되지 않은 수치다.
일부 아파트 시공 과정에서 철근이 빠진 사태가 벌어진 가장 큰 이유도 결국 원자재 가격 상승이다. 일부 건설사는 재료값이 올라 ‘수지’가 맞지 않자 철근 등 재료를 아낀 것이다.
시멘트와 레미콘 등 주요 원자재 가격이 더 오르면 건설사 입장에서는 ‘수지’를 맞추기가 더 어려워진다. 주택사업 리스크가 커지면서 향후 공급 부족 사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미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건축 인허가는 7만7501동으로 지난해 상반기(10만5626동)에 비해 26.6% 감소했다. 특히 수도권(2만6321동)에서 30.5% 줄어 감소폭이 지방(5만1180동24.5%)보다 컸다.
올해 상반기 전국 착공 물량은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28.7% 감소한 5만8475동으로 집계됐다. 착공 물량은 수도권(1만8288채33.1% 감소)에서 지방(4만187채26.5% 감소)보다 하락폭이 컸다. 같은 기간 준공된 전국 건축물은 6만6130동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1% 감소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원가가 오르면 물건값이 오르고 공급이 줄면 가격이 오르는 게 당연하다”며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