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그동안 수집된 미확인비행물체(UFO) 기록에서 외계인과의 연관성을 보여줄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14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NASA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미확인비행현상(UAP) 독립연구팀 보고서’를 공개했다. NASA는 지난해 6월 우주인·천체물리학자·우주생물학자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을 모아 10월부터 약 1년간 UAP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현재까지 동료들의 검토를 거친 과학문헌상 UAP의 외계 기원을 시사하는 결정적 증거는 없다고 결론지었다. 연구팀은 “UAP와 관련해 우리가 직면한 문제는 이 같은 이례적 목격을 설명하는 데 필요한 데이터가 존재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라며 “목격자 보고서는 그 자체로 흥미롭고 설득력이 있지만 출처에 대한 확실한 결론을 내리는 데 필요한 정보가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NASA는 우주선이라는 의미가 담긴 UFO 대신 UAP를 공식 용어로 사용한다. 이는 하늘이나 다른 곳에서 쉽게 식별할 수 없거나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관측으로 정의된다. 지난 수십 년간 UAP 목격담이 이어졌음에도 당국이 관련 내용을 은폐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자 전문 연구팀을 출범시켰다.
NASA의 빌 넬슨 국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미국이나 다른 나라 정부가 외계인과 우주선의 존재를 숨기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증거를 내보라”고 말했다. 그는 “UAP에 관한 대화를 감정에 호소하는 것에서 과학으로 전환하고 싶다”며 개방적이고 투명한 접근을 약속했다. 그러면서도 “우주에 또 다른 생명이 있냐고 묻는다면 개인적인 답은 ‘그렇다’다”고 말했다.
이날 연구팀이 발표한 보고서는 지난 5월 말 첫 공개회의에서 밝힌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다. UAP를 입증할 수 있는 신뢰성 있는 고품질 관측 자료가 적다는 것이다. 관측 대부분은 비행기·드론·풍선을 오인하거나 기상현상을 착각한 것으로 풀이된다.
연구팀은 “현재 UAP 탐지는 과학적 관측 목적으로 설계되거나 보정된 수단을 통해서가 아니라 우발적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며 “이는 수집된 데이터가 불완전하고 출처도 불확실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NASA가 이 분야에 대한 상당한 전문지식을 활용해 엄격하고 과학적인 데이터 수집을 해야 한다”며 “인공지능(AI)과 머신러닝을 포함한 정교한 데이터 분석 기법도 체계적으로 적용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NASA는 향후 일반인 및 민간기업과 협력해 보다 광범위하고 신뢰할 수 있는 UAP 데이터를 구축하고 분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NASA는 전담 연구책임자를 처음 임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