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연장 길이가 12만㎞인 혈관 속에는 우리 몸의 ‘방어군’인 혈액이 흐르고 있다. 혈액은 산소와 영양소를 가득 싣고 분당 2.53.5L씩 심장에서 뿜어져 나와 몸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우리 몸의 장기와 세포에 생명을 불어넣는다. 몸에 침입한 세균, 바이러스를 물리치고 몸에 쌓인 독성물질의 해독에도 적극 관여한다. 그래서 혈액은 우리 몸의 붉은 생명수로 불리기도 한다.
혈액에 콜레스테롤, 중성지방, 당이 많이 들어 있으면 각종 질병이 생길 위험이 높아진다. 운동, 음식 섭취 등 평소 생활 속에서 혈액 건강을 지킬 수 있는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아침에 일어나 물 한 잔 몸속에 수분이 부족하면 혈액이 질퍽거려 혈액순환이 잘 되지 않는다. 특히 자는 동안에는 수분 섭취를 하지 않고 땀이나 호흡 등으로는 수분이 빠져나가기 때문에 체내 수분이 부족해 혈액순환이 되지 않기 쉽다. 이를 막으려면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몸 안으로 흡수되는 미지근한 물을 한 잔 마시는 것이 좋다.
◇반신욕은 좋지만 뜨거운 물은 역효과를 내는 목욕은 혈액이 잘 순환되도록 해주고 체내 노폐물을 배출해준다. 그러나 섭씨 40도가 넘는 뜨거운 물에 온몸을 담그는 목욕은 좋지 않다. 체온이 2도 이상 높아지면 둥근 모양의 혈소판에 돌기가 생기는데 이로 인해 혈액이 엉켜 혈액 흐름이 나빠진다. 혈전도 잘 생긴다. 38도 정도의 물에 배꼽 아랫부분만 담그는 반신욕이 가장 효과가 좋다.
◇달리기보다는 오래 걷는 유산소 운동은 혈액 속 당을 소비하는 데 도움이 된다. 혈액을 빨리 흐르게 해 혈관벽에 찌꺼기가 쌓이는 것을 막는 효과도 있다. 걷기를 통해 혈액 속 LDL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 수치가 떨어졌다는 국내 연구 결과가 있다. 혈액순환의 효과는 달리는 것보다 걷는 것이 더 높다. 하루 3040분간 숨이 찰 정도의 속도로 걷는 것이 좋다.
◇혈액순환을 돕는 지압도 한방에서는 기 순환이 원활해야 혈액도 잘 순환된다고 본다. 기 순환을 방해하는 원인으로 크게 스트레스와 만성 체기를 꼽는다. 이럴 때는 합곡·태충·족삼리를 지압하는 것도 방법이다. 막힌 기운을 풀어 혈액순환을 좋게 해 체내에 어혈(정상적이지 않은 혈액)이 생기지 않도록 돕는다.
◇혈액건강에 좋은 식품은
등푸른 생선=고등어·꽁치·삼치 같은 등푸른 생선을 먹으면 혈액이 깨끗해진다. 등푸른 생선에 들어 있는 DHA는 혈액 속 LDL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 수치를 낮춰 몸에 좋은 H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인다. EPA 성분은 혈소판 응고 기능이 원활하도록 돕는다.
당귀차·천궁차=혈액의 흐름을 좋게 하는 당귀와 천궁에서 차를 끓여 마시는 것도 좋다. 물 500mL에 말린 당귀를 10g 정도 넣고 끓이거나 물 700mL에 말린 천궁 5g을 넣고 끓여 하루에 한 잔씩 마시면 된다.
귤=귤에 들어 있는 비타민P는 모세혈관 벽을 매끄럽게 만들어 혈액이 잘 흐르도록 돕는다. 귤껍질 안쪽에 붙어 있는 흰색 섬유질에 비타민P가 많이 들어 있으므로 이 부분을 떼어내지 말고 먹는 것이 좋다. 하지만 귤의 과당 성분은 혈당을 높이기 때문에 점심 식사 전에 먹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