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열린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현안질의에서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이 박주호 전 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과 어색한 악수를 나누는 모습이 포착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날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는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의 선임 과정에 대한 질의가 이어졌다. 홍명보 감독이 입장하자 박주호 전 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이 먼저 일어나 악수를 청했다. 하지만 홍 감독은 어색한 표정으로 박 전 위원과의 눈을 마주치지 않은 채 ‘노룩 악수’를 해 눈길을 끌었다. 짧은 순간이었지만 두 사람 사이의 긴장감을 엿볼 수 있었다.
박주호 전 위원은 클린스만 감독 경질 이후 약 5개월간 전력강화위원회에서 감독 선임 작업에 참여했다. 그는 캐나다 대표팀의 제시 마시 감독과 토마스 투헬 감독의 오른팔, 조르트 레브 수석코치 등을 감독 후보로 추천했지만 결국 무산된 바 있다. 지난 7월 홍명보 감독 내정 소식을 접한 박주호 전 위원은 유튜브 방송을 통해 “(홍명보가 될지) 정말 몰랐다”며 “내부에 국내 감독을 원하는 사람이 너무 많아 홍 감독이 높은 순위가 될 수밖에 없다. 5개월 동안 무엇을 했는지 궁금하다. 허무하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홍 감독 선임을 겨냥한 박 전 위원은 국회에서도 소신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홍 감독이 전력강화위원회 투표에서 최다표를 받았다는 점에 의문을 제기하며 “제시 마쉬 감독의 논의 때는 명확한 이유가 있었지만 홍 감독에 대한 논의는 그런 과정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특히 박 전 위원은 당시 전력강화위원회에서 진행된 투표는 감독 선출을 위한 것이 아니라 개인의 취향을 나타내는 복수투표였다고 밝혔다. 그는 “감독을 최종 결정하는 투표가 아닌 것으로 이해했다”며 “(복수투표 결과의) 1순위가 당연히 감독으로 결정되는 그런 과정은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이는 홍 감독 선임 과정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발언이어서 많은 이들의 이목을 끌었다. 박 전 위원은 또 제시 마쉬 감독을 논의할 때는 서술된 구체적인 채점표를 제출했지만 홍 감독 선임 과정에서는 점수표나 회의록, 채점 결과 등이 제출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박 전 위원의 주장에 국회 문체위원들은 축구협회 측을 압박하며 투명한 절차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정몽규 축구협회장은 전력강화위원회나 기술위원회의 추천에 반해 대표팀 사령탑을 선택한 적이 없다고 반박하며 홍 감독 선임 절차에 문제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위원들이 본인은 누구를 지지했는지 공개하는 것은 전력강화위에 참여한 서로의 신뢰를 해치는 것”이라며 박 전 위원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