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이 북한의 남침 시나리오를 다시 거론하면서 한반도 위기론이 고조되고 있다.
9일(현지 시간)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에 따르면 로버트 매닝 스팀슨센터 선임연구원은 7일 또 다른 625전쟁의 위험성이 어느 때보다 높다는 제목의 기고문에서 북한이 핵무력을 앞세워 전쟁을 일으킬 가능성을 제기했다.
매닝 씨는 기고문에서 지난 30년간 미 행정부 안팎에서 북핵 문제를 다뤄왔지만 한반도는 1950년 이후 어느 때보다 위험하고 불안정해 보인다며 (전쟁이) 조만간 일어날 것 같지는 않지만 북한이 앞으로 618개월 사이에 극적인 행동에 나설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고 우려했다.
앞서 지난 1월 북한 전문가인 로버트 칼린 미들베리 국제연구소 연구원과 지그프리드 해커 박사도 38노스 기고문을 통해 “한반도 상황이 1950년 6월 초 이후 어느 때보다 위험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매닝은 지난해 미국 국가정보위원회(NIC)가 내놓은 북한: 2030년까지의 핵무기 활용 시나리오라는 보고서를 인용해 북한의 남침 시나리오를 거론했다.
시나리오에 따르면 북한은 서해 북방한계선(NLL) 주변에서 한미연합훈련을 빌미로 도발을 시작할 가능성이 있다. 북한군이 맞대응 차원에서 실사격 훈련을 하는 척 연평도에 병력을 기습 상륙시키고, 우리 공군·해군·해병대가 반격해 연평도를 재탈환하는 틈을 타 인근 무인도 쪽으로 전술핵무기를 발사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매닝은 “이 시나리오대로 전쟁이 일어날 경우 미국과 한국이 모두 북한과 신뢰할 수 있는 외교적 군사적 소통 채널이 부족한 상황에서 통제 불능 상태에 빠질 수 있다”며 “그럼에도 미중 모두 한반도에 대한 긴박감이 부족하다. 중국은 북한의 행동을 미국의 제재 탓으로 돌렸고, 미국에서는 우크라이나와 중동 분쟁 격화 등으로 북한 문제가 계속 뒤로 밀릴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