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36)가 친정 바르셀로나 복귀가 아닌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행선지는 슈퍼스타 데이비드 베컴(48)이 구단주로 있는 미국프로야구(MLS) 인터마이애미 CF. 하지만 축구의 신은 유럽을 떠나는 순간까지 낭만적인 말을 남기며 축구팬들의 감성을 폭발시켰다.
메시는 7일(한국 시간) 스페인 매체 다리오스포츠 문도 데포르티보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유럽을 떠나기로 했다. 마이애미로 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유럽팀으로부터 제안을 받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유럽에서는 바르셀로나만 내 선택지여서 다른 클럽들은 생각지도 못했다며 애정 어린 한마디를 남겼다.
앞서 영국 BBC가 “메시가 파리 생제르맹(PSG)을 떠나 인터마이아미에 합류한다”고 밝힌 지 몇 시간 만에 내놓은 다소 충격적인 공식 발표다.
최근 PSG와의 계약이 만료된 메시는 친정 바르셀로나 복귀를 원했다. 후안 라포르타 바르셀로나 회장도 그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절친 사비 에르난데스 감독까지 동원해 영입에 힘썼다. 두 번째 선택지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알 힐랄이었다. 최근 스페인 매체 스포르트는 사우디 클럽의 알 힐랄이 메시에게 연봉으로만 무려 4억유로를 제안했다. 선수가 최종 계약서에 사인하면 6일 영입 발표를 할 예정이라고 보도해 큰 화제가 됐다.
하지만 메시의 행선지는 바르셀로나도 알 힐랄도 아니었다. 우선 바르셀로나는 2년 전 메시를 떠났던 그 순간과 크게 다르지 않은 열악한 재정 상태 때문에 이번에도 메시를 놓쳤다. 2021~2022시즌 메시는 21년간 뛴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바르셀로나를 떠나 프랑스 리그 1PSG로 향했다. 바르셀로나의 방만한 경영으로 메시가 친정팀 잔류를 위해 주급 50% 삭감을 제안했음에도 도저히 견딜 수 없었기 때문이다.
지난 6일 오후 메시의 아버지이자 에이전트인 호르헤 메시가 라포르타 회장과 만나는 장면까지 목격됐지만 결국 의견차를 좁히지 못했다. BBC는 “메시는 바르셀로나 복귀를 열망했지만 내년 시즌 라리가에서 시행되는 재정적 페어플레이(FFP) 제한으로 인해 그를 데려오는 것이 불가능했다”고 밝혔다.
메시는 다시는 2년 전의 기억을 되풀이하고 싶지 않았다. 그는 인터뷰에서 나는 그것이 다시 일어날까봐 두려웠다. 바르셀로나로 돌아가길 정말 바랐고 그럴 줄 알고 기뻤지만 2년 전 일을 겪은 뒤 다시는 같은 상황에 있고 싶지 않았다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이어 “(나를 위해) 선수들을 팔거나 연봉을 낮춰야 한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나는 그런 일을 겪고 싶지 않았고, 그와 관련된 일로 인한 무언가를 얻고 싶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돈다발을 들고 온 알 힐랄도 메시의 꿈을 채우지 못했다. 그와 달리 마이애미는 최근 미국 대기업 2곳과의 협력을 통해 메시에게 매력적인 제안을 했다. 또 다른 매체 디아슬라틱은 “애플이 출시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애플TV+가 올해부터 10년간 MLS 중계사로 선정됐다. 시즌 패스 수익의 일부를 공유하는 제안을 메시로 했다. 또 유명 스포츠 브랜드인 아디다스도 MLS를 통해 얻는 수익을 메시와 공유하려 한다고 상세하게 전했다.
이를 토대로 BBC는 “메시는 이미 마이애미에 집을 소유하고 있으며 라이프스타일과 축구를 넘어선 대형 브랜드와의 계약 등 다양한 이유에 끌렸다”고 전했다. 메시도 돈 문제였다면 사우디아라비아나 다른 곳으로 갔을 것이다. 진실은 나의 최종 결정이 돈이 아니라 다른 곳에 있다는 점”이라고 선을 그었다.
바르셀로나 아닌 유럽생활 의미없는 메시 일상을 더 즐길 때가 됐다
메시가 오랜 고심 끝에 미국 마이애미행을 결정하면서 그의 축구 인생 한 챕터도 끝나게 됐다. 메시는 2000년 바르셀로나 유스팀에 입성한 뒤 2004년 1군 데뷔해 전설의 시작을 알렸다.
바르셀로나에서의 17시즌 동안 778경기에 출전해 672골 305어시스트를 기록했고 아르헨티나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는 174경기 102골을 기록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공인 통산 806골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8)에 이어 역대 득점 2위이며 바르셀로나와 아르헨티나에서는 최다골 1위다.
우승 경력도 화려해 바르셀로나에서만 10차례 리그, 4차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7차례 코파 델 레이(FA컵) 등 35개의 우승 트로피를 안았다. 짧은 PSG 생활에서도 2년 연속 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해에는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마침내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며 축구선수로서 이룰 수 있는 모든 것을 이뤄냈다.
BBC는 메시의 유산은 바르셀로나에서 보낸 시간과 지난해 12월 아르헨티나를 월드컵 우승으로 이끈 데서 비롯된다며 PSG에서 두 시즌 리그 우승은 했지만 두 번 모두 챔피언스리그 16강에 그쳐 프랑스에서의 시간은 크게 성공하지 못했다고 요약했다.
메시도 월드컵에서 우승해 바르셀로나에 갈 수 없게 된 뒤 MLS에서 다른 방식으로 축구를 해 일상을 더 즐길 때가 됐다고 느꼈다며 활짝 웃었다.